"후생노동성 창고로 옮겨질 상황…정부, 외교 교섭 착수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의 한 사찰에 있는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131구가 일본 정부 창고로 옮겨질 상황에 처했다면서 우리 정부가 봉환에 나서야 한다는 시민단체 지적이 나왔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도코로자와(所澤)시의 곤조인(金乘院)이라는 사찰에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된 조선인 희생자 유골 131구가 보관돼 있다.
이 희생자들은 일본의 공장 등으로 강제동원됐다가 해방 이후 배를 타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던 중 태풍으로 목숨을 잃었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이키섬(壹岐島)과 쓰시마섬(대마도·對馬島) 등에서 유해가 발굴됐고 이후 곤조인에 안치됐다.
곤조인 측은 최근 내부 사정상 유해를 더 보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달 내로 다른 보관처가 마련되지 않으면 유골을 후생노동성 창고로 옮기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정부 측에 "유골을 이키섬의 덴도쿠지(天德寺)로 옮기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이날 일본대사관 앞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시민단체들도 일본 정부 측에 "일본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대로 유골을 일단 이키섬 덴도쿠지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유골이 후생노동성 창고로 옮겨지면 한국 봉환이 매우 어려워지고, 유족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고 우려했다.
시민단체들은 "일본 정부는 유골 봉환 책임을 강제동원 관련 기업에 떠넘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봉환 사업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나라 정부에는 "곤조인 유골을 일본 정부가 임의 처리하지 못하도록 외교적 교섭을 즉각 시행하라"면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조사 및 봉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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