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직원 대상 특강서 주장…"희생자는 고귀한 순교"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23일 "제주4·3은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을 억압하는 사회악과 불의로부터 인간 해방을 염원하는 도도한 민중의 역사적 염원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강 주교는 이날 제주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직원 대상 특별강연에서 제주4·3은 한 시대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4·3 희생자들을 인간의 존엄함과 평등을 위해 자신을 제물로 바친 고귀한 순교적 행렬의 일원이며 인간 생명의 가치를 위해 한 발자국 더 크게 내디딘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는 조선왕조부터 일제 강점기, 해방 직후 냉전 체제까지 한반도 민중 저변에는 인간다운 삶과 존엄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국가의 수립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면서이런 역사의 물줄기 속에서 제주4·3을 바라봤다.
강 주교는 "일제 강점기 민중들은 수탈과 강압으로 통치한 일제에 대한 저항을 강화하면서 한반도를 외국세력에 내준 조선왕조와 결별해 새로운 민주국가 수립에 대한 열망을 키워나갔다"고 밝혔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의 점령과 일제 경찰 등용 등의 모순으로 민중들의 불만과 울분이 고조됐다고 했다.
강 주교는 "여기에 제주에서는 흉년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도민이 고통을 받고 있던 와중에 1947년 삼일절 기념대회에서 경찰 발포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총파업으로 항의한 도민들에 대한 고문·살육과 대대적 단속 등 탄압으로 이듬해인 1948년 3월 1일 무장대 봉기까지 일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한만의 단독선거 실시도 새로운 인간다운 나라를 만들려는 민중의 저항에 불을 놓았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제주4·3에 대한 이해와 의미 정립을 제주 교육계에서 정확히 하고서 제주4·3을 기억하고 가치를 키워나가 후손들이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에 교육계가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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