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뇌물 공모' 김윤옥 조사 불가피…이르면 내주 비공개소환

입력 2018-03-24 07:01   수정 2018-03-24 09:23

'MB뇌물 공모' 김윤옥 조사 불가피…이르면 내주 비공개소환

검찰, 시기·방식 검토…이순자·권양숙 이어 세번째 전직 대통령부인 조사

<YNAPHOTO path='AKR20180323143300004_01_i.jpg' id='AKR20180323143300004_0501' title='' caption='이명박(좌) 전 대통령과 김윤옥(우) 여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금품거래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부인 김윤옥 여사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 부인이 검찰 소환 대상이 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 이어 세 번째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중 일부 불법자금 수수 과정에 연루된 김 여사를 상대로 어떤 형태로든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시기와 방식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등 14개 안팎의 범죄 혐의를 지난 19일 법원에 청구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에 담았다.
김 여사는 2007년 1월부터 2008년 1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네 차례에 걸쳐 현금 총 3억5천만원과 의류 1천230만원어치를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1년 3월 회장 연임을 희망하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이 담긴 명품 가방을 건네받는 데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와 함께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과 이 전무의 진술 및 자수서를 토대로 지난 14일 소환한 이 전 대통령에게 사실관계를 캐물었으나 이 전 대통령은 금품이 오간 사실을 전혀 모르며 김 여사가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국가정보원에서 청와대로 건네진 10만 달러(약 1억원) 사용과 관련해서도 연루 의혹을 받는다.
이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 부부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국정원에서 받은 10만 달러를 김 여사를 보좌하는 여성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1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자금의 원래 용처에 맞게 대북공작금 등에 썼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 여사의 관련성 역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고서는 이 전 대통령 기소 전에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여사를 조사할 경우 이르면 내주 중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인 데다 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예우를 고려해 조사는 비공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으로 검찰 조사 대상이 된 권양숙 여사는 사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부산지검으로 나와 비공개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검사 두 명을 부산으로 파견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 여사의 경우 서초동 검찰청사로 비공개 출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제삼의 장소를 택하거나 방문조사를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첫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은 이순자 여사다. 대검 중수부는 2004년 5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일부가 이 여사 친족 계좌에 유입된 정황을 포착해 이 여사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미납 추징금 200억원을 추가로 환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도 1995년 대검 중수부의 비자금 수사 때 연루 의혹이 일었으나 소환조사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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