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첫날 변호인단과 전략 논의…시형씨 등 구치소에 영치금 넣고 돌아가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첫날인 23일 변호인단과 만나 향후 변론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기존 혐의점을 계속 신문하려 할 경우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겠다는 뜻을 변호인 측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변호인단의 강훈·피영현 변호사와 구속 후 첫 외부인 접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조사를 충분히 받았으며 이후 입장이 변한 사안은 없다"며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그런 신문은 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혐의를 수사하려 한다면,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 입회하에 조사에 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밤새 잠을 설친 듯 다소 피곤한 안색이었으며, 말수도 평소보다 적었지만 향후 대응 전략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입감 후 구치소 측에 신문 구독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상황에 귀를 열고 수사·재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변호인단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딸 이주연씨 등 일부 가족이 구치소를 찾았으나 면회를 하지 못하고 영치금만 일부 넣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가 무산된 구체적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시형씨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사실 중 일부에서 공범 관계로 조사된 만큼 말맞추기 등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만남이 제한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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