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에 금리역전, 무역전쟁까지…난제 가득 '이주열 2기'

입력 2018-03-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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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에 금리역전, 무역전쟁까지…난제 가득 '이주열 2기'
중립성 강화 걸맞게 한은 혁신 기대 높아…통화정책 운영 묘 필요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이주열 한은 총재 두 번째 임기에는 가계 빚이라는 '뇌관'에 더해 한미 금리역전과 최근 전운이 퍼지는 무역전쟁까지 대내외 험난한 변수가 가득하다.
게다가 총재 연임으로 중립성이 강화된 만큼 높아진 기대에 맞춰 한국은행 조직을 혁신하고 중앙은행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25일 한은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당장 조직을 뒤흔들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일단은 공석인 부총재보 충원 등 보강인사를 하고 4년 임기에 맞춰 긴 호흡으로 체질개선과 전문성 제고를 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통화정책 여건 고난이도…복잡한 난제 풀어야

4월 임기를 시작하는 이 총재 앞에 놓인 대내외 변수는 어느 하나도 쉬운 것이 없다. 통화정책을 운용하다가 자칫 삐끗했다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가득하다.
우선 10년 7개월 만에 역전된 한미 정책금리 차이가 큰 부담이다. 행여나 자본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도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미국은 경기 개선세에 힘입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금리 인상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내수경기가 살아나 그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모습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억지로 떠밀려서 금리를 올리면 충격이 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발 미-중 무역전쟁 전운이 점점 짙어지며 불안감이 커진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자칫 한국 경제 성장세를 이끈 수출이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신흥국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1천45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금리를 올리기도, 그렇다고 안 올리기도 어렵게 하는 골칫거리다. 자꾸 늘어나게 뒀다간 어느 날 폭탄 터지듯 문제가 일시에 불거질 수 있다. 금리를 올려 증가세를 잡자니 취약차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일지 우려된다.
임기 중 금통위 구성도 확 바뀐다. 5월엔 함준호 위원이 임기만료이고 2020년엔 4명이 동시에 바뀐다. 부총재 임기도 2020년까지다.



4년 전엔 경제성장률 4% 전망이 나오던 때다. 이 총재도 금리인상 깜빡이를 켰다. 그 이후 세월호, 메르스 등으로 국내 경기가 침체되며 연이어 금리를 낮춰야했지만 처음엔 괜찮은 분위기였다. 지금은 두번째 임기 시작도 전에 첩첩산중이다.

◇ 소신과 정책 공조 사이 균형점은…총재 후보감 키워야

한은이 정부 눈치 보느라 적절한 통화정책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기대다.
국회에서도 한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필요할 땐 할 말을 하는 총재가 되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 4년간 통화정책 소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도 담겼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은이 구조개혁과 저생산성, 가계부채 등 한국 경제 주요 이슈를 논쟁적으로 다루는 정책 보고서를 내서 생산적인 논의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끌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물론 자칫 정부와 엇박자를 내는 모습으로 비쳐서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우려도 있다.
이 총재는 쓴소리하는 역할과 정부 정책 공조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받았다.
이는 한은 체질개선과 조직화합 없이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한은의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에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명감도 높여야 한다.
이 총재는 당장 조직을 흔드는 대규모 인사를 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어있는 부총재보 자리를 채우는 보강인사 등을 다음달께 한 뒤 구체적인 2기 구상은 6월 창립기념사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기에서는 달라진 한은 위상과 환경을 감안해 실력과 청문회 통과가 가능한 도덕성을 갖춘 젊은 통화정책 전문가를 길러내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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