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오르면 美소비자 부담"…中생산비중 낮은 삼성·LG 반사이익?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내놓은 관세 폭탄으로 미국 스마트폰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시장에서 팔리는 스마트폰의 약 4분의 3 가량이 중국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산 스마트폰에도 높은 관세가 적용된다면 그에 따른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고, 결국 그 피해는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2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월간 시장 보고서인 마켓 펄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스마트폰은 1억3천만대로, 전체 미국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의 74%를 차지했다.
애플과 LG, ZTE, 모토로라, 삼성이 중국에서 하청 생산한 스마트폰을 미국 시장에 가장 많이 팔았던 업체로 집계됐다. 특히 애플과 ZTE, 모토로라는 미국으로 수출한 스마트폰 100%를 중국에서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LG 스마트폰의 중국 생산 비율도 80%에 육박했다.
중국산 스마트폰이 미국 스마트폰시장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86%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입품을 겨냥한 관세로 미국 내 스마트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IT기업 보호를 위해 단행한 관세조치가 결국 부메랑이 돼 날아와 미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해석이다.
제프 필드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 스마트폰시장에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있다"며 "미국 스마트폰의 약 75%가 중국에서 수입되는 만큼 15∼25% 관세의 영향은 매우 커 가격을 바로 인상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애플보다 다양한 생산기지를 가진 삼성과 LG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삼성과 LG는 스마트폰 대부분을 중국 밖에서 생산하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에 있다"며 "이들 기업은 이번 관세에 크게 영향받지 않겠지만 필요하면 생산기지를 중국 밖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관세로 리퍼비시(Refurbished·중고 수리) 시장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모리스 클래니 연구원은 "중국산 스마트폰의 수입규모를 고려할 때 부품과 리퍼비시 시장에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성장하는 리퍼비시 시장을 더 키워 버라이즌, 보다폰 등의 사업자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對美) 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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