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글 올려 "경찰 수사권 독립 요원" 맹비난
한국당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원색적 논평에 경찰 반발하자 재반박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25일 최근 울산시청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을 향해 '6·1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공작 게이트'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국당이 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울산 경찰에 대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면서 한국당과 울산 경찰 간 갈등은 경찰조직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을 흙탕물로 만든다고 한다"며 "14만 경찰의 명예를 손상하고, '주는 떡'도 마다하는 울산 경찰청장의 행태를 보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아직 요원하다"며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정면 겨냥했다.
앞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서 "울산 경찰의 수사, 나아가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참기 힘든 모욕적 언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표현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청장은 "부패비리에 대해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원칙대로 수사하는 것뿐"이라며 "그 대상이 야당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경찰'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대표는 "(고(故) 박종철 열사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 치안본부장의 발표를 연상시킨다"며 "이기붕의 자유당 말기 백골단을 연상시키는 일부 경찰 간부들의 행태는 결과적으로 한국당을 도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부 수사'를 계속하면 할수록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난독증이 아니라면 지난 22일 한국당이 낸 '울산 경찰 정치공작 게이트' 의혹에 관한 논평을 잘 읽어 보기 바란다"고 맞불을 놨다.
장 수석대변인은 "황 청장은 자신의 불법 권한남용을 정당화시키고, (경찰조직의) 집단적 공분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경찰 수사권 독립의 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다"고 비꼬면서 "한국당은 말꼬투리를 잡아 경찰 전체를 모욕했다며 침소봉대를 일삼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지만 대변인도 "경찰이 이런다고 여당이 예뻐만 할 줄 아는가. 미련한 소동을 벌였다고 욕할 것"이라며 "언젠가 '국민 몽둥이'로 두들겨 맞을 날이 올 것이다. 특히 황 청장은 처신을 똑바로 하라"고 원색적인 어조로 비난했다.
한국당은 최근 울산 경찰이 김기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을 놓고 압수수색에 나선 날이 공교롭게도 김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의 한국당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날인 점을 거론하면서 경찰의 대대적인 '야당탄압'이 시작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그동안 당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던 경찰 수사권 독립 등 검경수사권 조정 방안을 개헌논의 과정에서 전면 백지화 하겠다고 경찰을 압박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오는 26일 사개특위 차원의 성명을 낼 것"이라며 "오만하게 수사권 남용을 일삼는 권력기관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입법 기관으로서의 책무를 공정하고 엄정하게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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