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이란에 강경한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임명되자 이란 내부에서 중국·러시아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이란 ISNA 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란에 더욱 강경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우리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를 향한 시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친이스라엘 성향 매파 인사로 꼽히는 볼턴을 언급하며 "대이란 강경파를 기용한 것은 미국이 이란에 더 압박을 가하려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15년 이란이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주요 6개국과 맺은 핵합의는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관련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게 골자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의 평론가들이 백악관 안보사령탑에 볼턴이 임명된 것을 미국의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 타격을 줄 또 다른 확인사살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란은 미국 대학과 정부기관 등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을 한 혐의로 이란인 9명을 기소·제재하고 기관 한곳을 제재한 미국 법무부 조치에 반발했다.
이 조치를 두고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도발적이고 불법적이며 타당한 이유가 없다"며 "이란을 향한 (미국) 지배층의 적대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고 이란 IRNA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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