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어선 피하려다 좌초, 선체에 1㎝ 구멍" 진술
(신안=연합뉴스) 손상원 장아름 기자 = 짙은 안갯속에서 16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혀 좌초했다.
해경은 사고 선박에서 약 1시간 30분 만에 승객과 승무원을 모두 구조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25일 오후 3시 47분 전남 신안군 흑산면 북동쪽 근해에서 쾌속 여객선 P호(223t)가 좌초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흑산도에서 목포로 향하던 P호는 운항 중 암초에 부딪힌 후 그 위로 올라탄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 A씨는 "지진이 난 것 처럼 큰 소리와 함께 선체가 흔들리더니 배가 덜컹 멈춰섰다"며 "이 큰 쾌속선이 바위 위에 올라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구조 후 확인 결과 23명이 타박상 등 가벼운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구조선 도착 시간을 감안해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민간 구조선과 P호와 같은 선사 여객선인 N호를 동원해 승객들을 구조했다.
오후 4시 17분께 현장에 처음 도착한 흑산파출소 고속단정은 부상자를 이송했으며 경비함도 오후 4시 29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경비함은 사고 지점 수심이 낮은 점을 고려해 고무보트를 이용, 승객들을 N호에 옮겨 오후 5시 14분 구조를 완료했다.
목포-흑산도를 운항하는 정기 여객선인 P호는 관광객 등 승객 158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우고 오후 3시께 홍도에서 출발했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시야가 좋지 않았다.
P호 선장은 "어선을 피하려다가 바위에 걸렸다. 선체에 1㎝ 크기 구멍이 뚫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여객선을 목포항으로 예인해 선장, 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선원 등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 이상은 없었다.
청와대는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했다.
청와대는 사고 보고 직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고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현재 문 대통령의 순방길에 합류한 상황이다.
sangwon700@yna.co.kr,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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