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어린이 돕고자 기른 머리 오늘 자를 예정
(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SK 와이번스는 물론이고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30)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3피안타 1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던진 공은 78개에 불과했지만 SK는 그의 팔을 보호하고자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김광현은 2016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다.
그는 2016년 9월 30일 잠실 LG 트윈스전(구원승) 이후 541일 만의 승리, 같은 해 9월 4일 경남 차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567일 만에 선발승을 올렸다.
경기를 마친 김광현은 "오랜만의 경기여서 긴장했다"며 "신인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으로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자신의 등판을 기다려준 팬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광현은 "시범경기가 아닌 정규시즌 경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역시 통증이 가장 걱정됐는데 다행히 아무렇지 않다"며 "앞으로도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머리는 덥수룩한 차원을 넘어 LG 트윈스 이상훈 코치의 현역 시절을 연상시킬 만큼 길게 자란 상태다.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을 돕기 위해 모발을 기부하고자 머리를 길러온 김광현은 약속대로 이날 경기를 마치고 미용실을 찾아 길게 자란 머리를 자를 예정이다.
그는 '머리를 다시 기를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웃으면서 "아마 없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SK는 올 시즌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양강 구도에 도전하는 강호로 떠올랐다.
그 중심에는 김광현이 있다.
SK가 2007∼2010년 '왕조'를 일궜을 때 신참급 멤버로 맹활약하던 김광현은 어느덧 고참의 대열에서 팀의 부활을 이끌 태세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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