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지난 2011년 사고가 난 후쿠시마(福島)원전에서 40㎞ 떨어진 이타테무라(飯館村). 원전사고 후 피난지시가 내려졌다가 작년 3월 해제됐으나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주민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나 된다.
기껏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됐지만 돌아오는 사람은 주로 젊은이들이 아닌 노인들. 주민 10명 중 6명은 고령자인 '늙은 마을'이 된 것이다.
도쿄신문은 25일 이곳처럼 후쿠시마원전 사고로 피난지시가 내려졌다가 해제된 지역 9곳의 노인 비율이 44.4%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고 전의 27.3%보다 1.6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이 신문이 자체적으로 이들 9개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주자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고 전 20.9~35.2%였던 것이 37.9~61.9%로 높아졌다.
신문은 젊은 세대는 피난처에서 생활기반을 만들어 정착한 경우가 많지만 많은 고령자가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정부의 피난지역 주민 귀환 계획이 예상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인 비율이 이처럼 과하게 높은 상황은 노인 돌봄(개호·介護) 인력 부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원전사고 후 오염이 어느정도 제거돼 용기를 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돌봐줄 사람이 없는 고통이 노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후쿠시마현 노동국에 따르면 조사 대상 9개 지역이 포함되는 '소바(相雙)지구'의 개호직(職) 유효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4.17이나 됐다.
4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데 일하겠다는 사람은 1명뿐인 것이다. 원전사고 전 이 지구 개호직 유효구인배율은 0.7로 일손부족은 없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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