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문 대통령 사막에 나가보고 싶다는 말 들어…무척 기뻤다"
靑대변인 "단독정상회담 참석자 사이서 '엑설런트' 표현 나와"
공식오찬에 우리 기업인 참석…우리 측 요청으로 왕세제와 같은 방에서 식사
(아부다비=연합뉴스) 노효동 김승욱 기자 = "기회가 되면 베두인 문화도 직접 체험하고 싶습니다"
이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궁에서 개최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확대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이다.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 대통령께서 한 번쯤 사막에 나가 보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 UAE를 이해하고 그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생각한다. 그 말을 듣고 무척 기뻤다"고 하자마자 문 대통령이 '베두인 문화'를 언급한 것이다.
베두인(Bedouin)은 '사막의 거주민'이라는 의미의 아랍어 바다위(badawiyy)에서 유래한 말로, 아라비안 반도와 중동 지역에서 씨족 사회를 형성하며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UAE 국민은 20세기 중반 이후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화려한 도시를 건설했지만, 그 이전에는 대부분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영위해왔다. 즉, '베두인'은 UAE의 정신적 바탕을 이루는 문화로 문 대통령은 UAE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베두인 문화'를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UAE 도착 첫날부터 상대를 존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UAE 방문 첫 일정으로 자이드 초대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데 이어 UAE 전몰장병 추념비를 찾아 희생 장병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에서 "어제 추념비를 다녀왔다. 가보니 추념비가 추모를 넘어서서 예술작품으로까지 승화돼 있었다"며 추념비의 빼어난 건축미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문 대통령께서 UAE에 도착하자마자 추념비를 방문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저뿐만 아니라 UAE 국민 모두가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으며, 애초 15분으로 예정됐던 확대정상회담은 22분간, 단독정상회담은 당초 15분에서 43분으로 늘어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담 시간이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듯이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며 "단독회담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회담 결과에 대단히 만족해했다. 영어로 '엑설런트'(Excellent·탁월한)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정상회담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공식오찬장으로도 이어갔다.
정상회담에 이은 공식오찬에는 우리 기업인 14명이 초청받아 모하메드 왕세제를 비롯한 UAE 왕실 인사와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교분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류진 풍산 대표이사 회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명노현 LS 대표이사,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등이 초청받았다.
또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등이 경제단체·기관 대표로 참석했고, 중견기업 대표로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중소기업 대표로 최명배 엑시콘 대표이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애초 이들은 왕세제가 식사하는 메인 룸이 아닌 별개의 장소에서 식사할 예정이었으나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왕세제와 같은 공간에서 식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UAE 측에서 경제인들은 다른 공간에서 식사하도록 했으나, 우리 측에서 14명이 안 되면 5명이라도 메인 룸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결국 UAE 측에서 좁더라도 14명 전원이 왕세제와 같은 방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찬의 메인 메뉴는 UAE 전통 낙타요리였으며, 양고기·닭고기 등의 각종 석쇠구이와 연어·농어 요리, 볶음밥을 곁들인 치킨 데리야키, 으깬 당근과 호박을 곁들인 송아지 스테이크 등이 곁들여졌다.
또 중동식 야채 샐러드와 아랍 만두가 전채 요리로 나왔고, 사과와 대추야자 타르트, 계절과일 등이 디저트로 오찬 테이블에 올랐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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