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로 격상된 한·UAE…비밀 군사MOU 갈등 '일단락'(종합)

입력 2018-03-25 22:39   수정 2018-03-25 23:53

'특수관계'로 격상된 한·UAE…비밀 군사MOU 갈등 '일단락'(종합)

文대통령·모하메드 왕세제, 갈등 큰 틀서 풀고 '관계격상' 의기투합
외교·국방 '2+2' 협의체 마련…비밀 군사MOU 수정·보완 세부협의
9년만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협력 틀 전면 업그레이드
"국방협력이 양국관계 핵심"…기술이전 넘어 제3국 공동진출도 검토
중동진출 '안정적 교두보' 확보…'미래지향적 실질협력'으로 심화
원전 넘어 신산업분야로 협력 외연 확대…과학기술 등 5건 MOU 체결

(아부다비=연합뉴스) 노효동 김승욱 기자 = 2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정상회담은 '특수관계'로 발전한 한·UAE관계의 밀도를 확인한 자리였다.
비밀 군사 양해각서(MOU)를 둘러싼 갈등을 큰 틀에서 풀어내면서 단순히 '관계복원'을 넘어 '관계격상'에 두 정상이 의기투합한 것이다.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맺어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킴으로써 양국 협력의 폭과 깊이는 크게 확장됐다.
특히 그간 에너지와 인프라에 집중됐던 협력의 틀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신산업 분야로까지 확장되면서 '미래지향형 실질협력'으로 협력의 틀이 전환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로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중동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 가장 안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대목은 양국 정상이 국방협력을 '양국관계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외교·국방 '2+2'라는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한 것이다.
여기서 양국관계 발전의 미묘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MOU 수정·보완을 위한 세부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상 차원의 해결의지가 확인된 이상 큰 틀에서 갈등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된다.

◇ 9년만에 '특별 동반자관계'로 격상…중동진출 '전진기지'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합의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외교적 수사 차원을 넘어서는 양국 협력관계의 심화를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불과하다. 공통의 비전과 상호이익 공유의 기조 위에서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특수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상끼리의 '의기투합'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1980년 '중동 붐'을 타고 외교관계를 수립한 양국의 협력관계는 에너지·건설·플랜트 등 주로 전통적 협력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가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국방·방산·보건의료 분야로 협력의 외연이 넓어졌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관계는 '미래'를 키워드로 9년 만에 전면 업그레이드됐다고 볼 수 있다.

◇ '비밀 군사MOU' 갈등 일단락…외교·안보 대화채널 가동
이 같은 '관계 격상'에는 지난해 12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특사 파견 이후 논란을 촉발했던 비밀 군사MOU 갈등이 큰 틀에서 해소된 것이 작용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특사 파견과 관련해 지난번에 잡음이 있었으나 두 나라 사이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바라카 원전 수주를 대가로 UAE 측에 유사시 한국군을 자동파병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비밀 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정치적으로 큰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오히려 양국간 국방협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과 UAE의 국방협력 분야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왕세제의 정확한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방협력이 양국 관계의 핵심요소이고 계속 협력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같이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양국 정상은 특히 최측근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간에 '핫라인'을 구축시킴으로써 앞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정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와 맞물려 주목할 것은 외교·국방 2+2 차관급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2+2'의 대화 틀을 운영하며 외교·안보문제를 협의하는 나라는 미국·호주(장관급), 인도(차관급) 뿐이다.
이는 MOU 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심층 논의할 수 있는 '안정적 협의체'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 협의체는 우선적으로 MOU를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개되지 않은 협정이나 MOU(양해각서) 속에 흠결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앞으로 시간을 두고 UAE와 수정·보완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2 협의체 가동의 보다 큰 의미는 국방·방산협력의 질을 높이는 대화창구가 마련됐다는데 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단순한 기술이전을 넘어 공동개발과 생산을 통해 제3국으로 공동진출하는 방법까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격상된 양국관계의 틀을 가일층 '제도화'했다. 외교장관간 전략대화를 활성화하고 경제공동위원회도 연례 개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 "원전이 협력의 상징"…'미래' 코드로 협력외연 전방위 확대
양국 정상은 26일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을 앞두고 원전이 '양국협력의 상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앞으로 우리 측의 기술이전을 통해 UAE가 자체 개발역량과 수출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원전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해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다"며 "UAE도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우리나라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원전을 수주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다 주목할만 대목은 원전과 같은 에너지와 인프라 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실질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기존 협력분야인 에너지·인프라와 국방·방산·보건의료를 넘어 과학기술과 우주, 특허, 중소기업, 농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크게 넓히기로 한 것이다.
특히 모하메드 왕세제는 한국이 농업생산 분야에서 협력해달라는 뜻을 문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이날 ▲과학·ICT 협력 MOU ▲중소기업 및 혁신 MOU ▲재생에너지·에너지 신산업 협력 MOU ▲특허행정 업무 자립화 지원 MOU ▲2020 두바이 엑스포 참가 계약 MOU에 합의한 것은 이련 맥락에서 주목된다.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UAE 칼리파 과기대가 한·UAE 공동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다는 협약을 체결한 것은 양국의 미래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r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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