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세계 최초로 음향방출 기술 활용…특허 등록"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고온·고압 상태인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심희상·허도행 원자력재료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냉각수 비등 현상 음향방출 탐지·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원자로 냉각수는 핵분열 연쇄반응으로 뜨거워지는 핵연료 피복관 표면을 식게 하는 역할을 한다. 원자로 안전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원자로 내부는 고압으로 유지돼 330도에서도 냉각수가 끓지 않지만, 피복관 온도가 점점 올라 냉각수 온도가 345도에 달하면 피복관 표면에 기포가 생긴다.
기포는 피복관 열 방출을 막고 관 표면에 부식생성물을 더 쉽게 붙게 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고온·고압의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기포를 냉각수 온도나 원자로 열 출력 측정값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었다.
부식생성물 부착량이 급격하게 늘면 원자로 열 출력을 낮추거나, 운영을 잠시 정지시키기도 했다.
연구팀은 잠수함 등에서 쓰는 음향방출을 활용해 기포 탐지·분석 기술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했다.
핵연료 피복 관에 설치한 센서로 고온·고압 조건에서 기포 발생 시 나타나는 음파를 탐지하는 게 핵심이다.
피복관 건전성 유지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정확한 기포 발생량을 알 수 있어 불필요한 열 출력 감소를 없앨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원전 현장에서 이슈로 떠오르는 '축 방향 출력 불균일'을 방지할 수 있다.
축 방향 출력 불균일은 핵연료 피복관 다발 길이 방향으로 출력 편차가 생기는 현상이다. 기포 발생이 주요 원인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환경 신호와 기포 발생 신호를 분리할 수 있는 분석 방법도 개발했다.
하재주 원장은 "현재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급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다"며 "원전 운영의 안전성이 한 걸음 더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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