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지원 30년 '감격의 눈물'…"할아버지의 마음, 더 많이 못 해줘 미안해"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건 '자신감'이라며,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에게도 부담감을 피하기보단 부딪쳐 이겨내라고 조언했다.
차 전 감독은 26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제30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 참석해 취재진을 만나 "이제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선수들이 부상 없이 자신감을 키우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동점 자책골을 기록한 수비수 김민재(전북)를 거론하며 "굉장히 괜찮은 선수던데, 아직 국제대회 경험도 많지 않은 선수가 실수했다고 해서 몰아가면 크게 될 수 없다"며 재차 자신감을 강조했다.
이어 "이제 월드컵을 3개월 남기고 다른 것을 더 어떻게 할 수 없다. 묵묵히 뒤에서 봐줘야 한다"며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차 전 감독은 과거의 자신처럼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존재감을 알리고 대표팀의 간판스타 역할을 하는 손흥민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담아 응원했다.
그는 "손흥민이 월드컵 무대에서 상대로부터 받는 견제 등은 피할 수 없다. 다른 길은 없고, 부딪쳐야 한다고 본다"면서 "본인과 팀이 잘 준비해서 맞닥뜨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차 전 감독은 초등학교 선수 중 2017년 '베스트11'을 선정해 상을 주는 등 꿈나무를 격려했다.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과 기성용(스완지시티),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차범근 축구상'으로 꿈을 키웠다.
30년째 이 상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온 차 전 감독은 이날 남다른 감회에 젖어 인사말을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차 전 감독은 "30년 전 적극적으로 저의 마음을 움직인 김수남 당시 소년한국일보 사장이 왜 상을 만들자고 하셨는지 할아버지가 되니 이해가 된다. 할아버지의 마음"이라면서 "모든 선수에게 상을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선수를 키워냈지만, 우리 축구의 인기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자축하기보다는 부담감이 크다"면서 "더 많은 선수가 한국 축구 미래를 희망차게 할 거라고 기대하며 우리 아들 시대에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차 전 감독은 박지성 본부장에 대해 "많은 공부와 유럽에서의 경험이 있으니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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