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중·고교 절반 공기정화기 없어…교육청 "예산 대비 효과 의문"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연일 이어지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공습에 교실 내 공기정화기 설치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에서 보내는 만큼 교육 당국이 교실 내 공기 질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중·고등학교 1천98개교 가운데 공기청정기와 공기순환장치, 냉난방비 겸용을 포함한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곳은 572개교(52%)에 달한다.
초등학교는 1천280개교 중 354교(27%)에, 유치원은 1천159개교 중 211교(18%)에 공기정화장치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교육청은 투입하는 예산에 비해 공기정화장치의 효과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며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미세먼지에 특히 취약한 유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에 대한 공기정화장치 설치 계획만 있을 뿐 초·중·고교 지원 계획은 세워져 있지 않다.
도교육청 재난예방과 관계자는 "교육부가 지난해 진행한 '초등학교 공기정화장치 설치 시범사업' 결과 공기정화장치에 따른 교실 내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30%가량에 불과했다"면서 "예산 대비 효과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만큼 (초·중·고교 공기정화장치 설치 지원에 대해) 내부적으로 협의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 대부분 권역에는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가 지속됐다.
전날 기준 경기도 24시간 초미세먼지 농도는 102㎍/㎥로 2015년 관측 이래 최악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휴교한 학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학생들의 실외수업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강모(48·여)씨는 "최근 3년 사이 미세먼지가 국가 재난 수준으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교실 먼지와 더불어 미세먼지에 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라면서 "수업 내내 마스크를 쓰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도교육청 차원에서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해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시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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