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립미술관 훼손작품 긴급 복원…경찰 단서 못 찾아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세계적인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작품에 누군가 낙서를 해 부산시립미술관 측이 긴급 복원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6일 부산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에 있는 야외 조각작품 4점 중 하나인 '관계항-길 모퉁이'(2015)를 둘러보던 한 학예연구사는 깜짝 놀랐다.
누군가 뾰족한 도구로 철 구조물 표면에 아이돌 그룹 이름, 하트 모양 등을 긁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녹슨 철 구조물과 바위로 구성돼 있다.
미술관 측의 신고를 받은 해운대경찰서는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전날 저녁 여성 두 명이 작품 주변을 서성이는 장면을 포착했으나 화질이 나빠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부산시립미술관은 최근 부식된 철판 표면에 새겨진 낙서를 지우는 등 복원 작업을 했다.
이번 낙서 사건 이외에 스테인리스 작품에 손자국과 발자국을 남기는 등 미술 작품이 수난을 당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희 부산시립미술관장은 "이우환 선생의 작품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 자연 속에 던져진 것처럼 자연미를 강조한다"며 "거장의 작품을 몰라본 사람이 훼손한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정원에 있는 조각은 미술 작품으로, 눈으로 감상해달라는 안내문을 추가로 설치하고 이우환 미술 세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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