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 기념식 참석
문 대통령은 조수석 탑승…통역 제외하면 단 둘이 같은 차 타고 원전으로 이동
기념식 후 구내식당에서 우리 원전 근로자들 격려
(아부다비=연합뉴스) 노효동 김승욱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1호기 건설 완료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오전 11시 30 분께 행사장에 함께 입장했다. 양 정상을 기다리던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착석했다.
행사장 스크린에는 태극기와 UAE 국기 이미지가 떠있었고,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완료 기념식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사회자가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를 공식 선언하자 바라카 원전 1호기의 대형 모형이 연단 아래에서 올라왔으며, 모형 하단에는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UAE 초대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의미하는 '자이드의 해'(YEAR OF ZAYED)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원전 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실제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으로 이동해 다시 한 번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때 모하메드 왕세제가 직접 SUV 차량을 운전했으며, 문 대통령은 조수석에, 통역이 뒷좌석에 앉았다.
통역을 제외하면 모하메드 왕세제와 문 대통령만 단둘이 한 차에 타고 이동한 것이다. 게다가 UAE의 절대권력자가 직접 차를 모는 파격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이는 양국 관계와 두 정상의 개인적 신뢰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 헤어진 후 별도의 차량으로 원전 내 식당으로 이동해, 우리 노동자들과 점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식당에 들어서자 박수와 함성이 터졌고, 문 대통령은 노동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곳곳에서 기념사진 촬영 요청이 쏟아졌고, 문 대통령은 흔쾌히 사진촬영에 응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장조림과 배추김치, 깍두기, 호박전, 흑미밥, 감자 된장국 등을 배식받았다.
원전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문 대통령에게 타국 생활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한국전력 장희수 차장은 "이곳에 와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상처를 입었는데 칼리파 왕립병원에 서울대학교 병원 의료진이 들어와 있어서 한국인 의사와 간호사분에게 수술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8년간 UAE에서 근무한 김주현 부장은 "가장 힘든 것은 역시 가족을 볼 수 없다는 것"이라며 "아내가 임신 중일 때도 해외에 나와서 집사람의 원망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내커플로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오소명 씨는 "앞으로 결혼생활에 큰 힘이고 영광일 것 같다"며 문 대통령에게 청첩장을 건넸다.
웃으며 청첩장을 받아든 문 대통령은 청첩장에 '사람이 먼저다. 2018. 3. 26.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두 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두 분이 결혼하면 신혼여행은 한국으로 가나요? 아니면 아부다비나 두바이에도 일하느라 못 가본 환상적인 곳이 많을 텐데 거기에 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영국에서도 원전 사업을 구상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 있는데 그쪽에서도 기술력·안전성·경제성·공기를 지키는 능력은 확실하다고 인정해 주고, UAE에서도 사우디 당국에 한국은 유능한 파트너라고 선전해 준다"며 "결국 그 일을 이뤄낸 것은 여러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일차적 임무는 바라카 원전 건설지만, 못지않은 임무가 안전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모두 건강에 유의해서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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