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로마, 부활절 앞두고 테러 '비상'…바티칸 등 경계 강화

입력 2018-03-26 20:55  

伊로마, 부활절 앞두고 테러 '비상'…바티칸 등 경계 강화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 남부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테러를 계기로 유럽에 테러 공포가 되살아난 가운데 이탈리아 로마시 당국이 기독교 대축일 부활절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내달 1일 부활절을 앞두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우려, 로마와 바티칸에 산재한 종교 관련 시설과 기차역, 지하철역, 쇼핑몰 등 다중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보안 인력을 증강하고, 테러 예방 장비를 설치하는 등 경계 강화에 나섰다.
당국은 특히 부활절 미사가 열리는 바티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전에 골고다 언덕에 십자가를 짊어지고 갔던 고난을 상징하는 '십자가의 길' 의식을 재현하는 콜로세움 주변에는 내달 2일까지 집회와 행진을 전면 금지하고, 대형 차량과 폭발물을 적재한 차량 통행도 철저히 단속한다.



이런 가운데, 25일에는 로마 중심가에 위치한 유명 백화점 리나센테 지점 2곳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익명의 전화가 걸려와 고객들과 점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후 조사를 거쳐 폭발물 설치 경고는 허위라고 결론 내렸다.
또, 튀니지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은 튀니지 국적자 아테프 마트흘루트히(41)가 로마 중심부에서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고 밝혀 당국이 진위 파악에 나섰다.
이탈리아 경찰은 극단화된 이슬람 신자로 추정되는 마트흘루트히의 사진을 전국의 모든 경찰서에 배포하고, 그의 잠입에 대비해 국경 검문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현재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직접적인 테러 공격을 당하지 않았으나,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지자들에게 가톨릭 본산인 바티칸을 비롯해 이탈리아에서 테러를 감행할 것을 지속적으로 선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6일 바티칸에서 경찰관들의 예방을 받고 "나 같은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하는 당신들에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경찰들은 미치광이들이 학살을 저지르고, 수 많은 가정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지키고 있다"고 치하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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