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해외방문시 열차 이용…김정은 체제선 주요인사 방중시 항공편 이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최고위층이 26일 특별열차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동향이 포착되면서 김정은 체제 들어 비교적 드물었던 북한 고위 인사의 '열차편' 해외방문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정확히 어떤 인사가 이 열차를 타고 중국을 방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방중 수단으로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많이 이용하던 열차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 이유도 주목된다.
일단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집권 후 지방 시찰은 물론 해외방문 때도 열차를 고집했다.
김정일은 집권 이후 8차례의 중국 방문은 물론 2001년 한 달 가까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도 모두 비행기가 아닌 열차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김정일의 방문 때마다 철도·도로를 통제해야 하는 경호상의 부담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방 방문이나 평양의 건설현장 시찰에 비행기를 이용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항공기 탑승을 꺼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외국에 나간 적이 없지만, 북한은 2013년 5월 최룡해 당시 군 총정치국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때나 2016년 6월 리수용 당 부위원장의 방중 등 주요 인사들의 중국 방문에 주로 항공편을 이용해왔다.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던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도 방남 당시 전용기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를 방문하게 된다면 아버지와 달리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이번 특별열차의 베이징행이 더욱 관심을 끈 이유는 중국 현지에서 목격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열차의 생김새가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탔던 특별열차와 일부 유사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정일 사후 금수산태양궁전에 그가 이용한 특별열차 객차를 비롯한 생전 물품들을 전시했다. 2012년 12월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해당 객차 사진은 녹색으로 칠해진 외부와 창문 아래의 노란색 줄무늬 등이 이번에 목격된 열차의 측면 모습과 비슷하다.
2001년 여름 김정일의 방러 당시 3주간 동행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2011년 러시아 매체에 특별열차가 '움직이는 완벽한 요새'라며 열차에는 위성항법시스템과 위성TV, 전화가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이용하는 열차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지만, 2014년 2월 중앙TV가 방영한 '부강조국 건설의 불멸의 대강을 밝혀주시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 전용열차 내부가 공개됐다.
당시 흰색으로 꾸며진 열차 내부에서 김 위원장이 최룡해, 박태성 등 간부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이 나왔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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