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백신' 논란에 접경지 일부만 혼합백신… 확산 비상
(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도 김포에서 국내 첫 돼지 A형 구제역이 발병한 가운데 대부분 돼지 사육농가에서 'O형' 백신만 접종한 한 것으로 밝혀져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A+O형' 혼합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지난해 젖소에서 A형 구제역이 발병한 연천을 비롯해 파주, 포천 일부(모돈), 가평 등 18만5천 마리로, 경기도 전체 203만4천여 마리(1천329개 농가)의 9.1%에 불과하다.
소는 전량 'A+O형' 혼합백신 접종이 이뤄졌다.
지난 26일 A형 구제역이 발병한 김포시 대곶면 돼지 농가도 지난 1월 24일 'O형' 백신만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도 경기북부 외에 철원과 고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O형' 백신만 접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돼지의 경우 A형 구제역이 발병한 사례가 없었고 지난해 'A+O형' 혼합백신에 대한 '물백신' 논란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2월에 연천 젖소 농가에서 발병한 A형 구제역이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2월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에 'A+O형' 혼합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A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인 돼지 사육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돼지는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빽빽하게 가둬 키우는 '밀식 사육'을 해 한 마리가 걸리면 농장 내 모든 돼지에 순식간에 번지는 등 확산 속도가 소에 비해 월등히 빠르다.
도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정부로부터 'A+O형' 혼합백신을 공급받아 도내 전 농가에 접종하기로 했다.
그나마 O형 바이러스에 비해 A형 바이러스가 더디게 진행돼 도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초기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혼합백신은 지난해 경기북부와 강원 접경지역에 한해 접종이 이뤄졌다"며 "A형 구제역이 발병했을 때 사례를 보면 크게 확산하지 않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김포 돼지 사육농가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정밀검사 결과 A형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 917마리는 모두 살처분에 들어갔으며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48시간 우제류 가축 이동중지(스탠드스틸·Standstill) 명령을 내렸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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