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태 재단 신임 상임이사 "최우선 과제는 역사 바로 세우기"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당사자만의 5·18에서 시민의 5·18, 나아가 국민의 5·18로 전진하도록 재단이 디딤돌 역할을 하겠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항쟁 정신의 기념 및 계승을 주도해온 5·18기념재단의 조진태(57) 신임 상임이사는 27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1994년 설립해 24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재단이 질적으로 변화할 시점"이라며 취임 포부를 밝혔다.
재단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개모집을 통해 상임이사에 선임된 그는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과 5월 정신 헌법전문 수록 추진 등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5·18과 재단 위상을 높이고자 상임이사직 도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조 상임이사는 "5·18을 향한 냉소 어린 시선이 여전히 광주 안에도 남아있다"라며 "재단이 시민에게 자긍심을 불어넣도록 변화를 이끌겠다"라고 다짐했다.
전날 시작한 3년 임기의 최우선 과제로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손꼽았다.
그는 "발포명령자 규명과 행방불명자 소재 확인 등 항쟁 38년이 지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 과제가 남아있다"라며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라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 만큼 재단도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단이 모든 일을 혼자 다 알아서 할 수는 없다"라며 "광주시, 교육청, 5·18기록관, 기념행사위원회 등 관계기관 간 역할을 조정하고 연대를 조직하는 컨트롤타워 몫을 해내겠다"라고 덧붙였다.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의심지 발굴 등 재단이 지난해 매진한 진상규명 활동에 대해서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새로운 임무를 수행하겠다"라며 변화를 꾀했다.
조 상임이사는 "특별법 제정으로 정부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는 만큼 재단은 증언을 찾고 기록을 분석하는 등 진상규명에 필요한 단서를 모으는 활동에 주력하겠다"라며 "국가가 할 일은 국가가 하고, 재단은 재단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라고 부연했다.
재단 사무처장 출신으로서 후배 직원들의 근로 여건 개선을 약속하며 살림꾼 역할도 자처했다.
조 상임이사는 "재단 내부를 들여다보면 살림이 너무 가난하다"라며 "직원들이 전문 역량을 기르고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 공동체와 같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고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요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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