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시대의 노래꾼' 가수 안치환(53)이 제주 4·3사건 70주년을 앞두고 제주의 아픔을 담은 신곡을 낸다.
소속사 A&L엔터테인먼트는 안치환이 오는 29일 신곡 '4월 동백'을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4월 동백'은 밴드 사운드와 피아노 사운드로 각각 녹음됐다. 밴드 버전에서는 제주를 할퀴었던 폭력을 잊지 말자는 거친 외침을 들을 수 있으며, 피아노 버전에서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보통 4월에는 동백이 피지 않지만, 제주 화가 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시리즈와 제주토박이 뮤지션 최상돈의 노래를 통해 4·3사건의 상징적인 꽃이 된 동백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안치환이 제주 4·3사건을 노래한 건 1987년 작사·작곡한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 이후 31년 만이다.
그는 최근 4·3사건과 관련한 방송 촬영차 제주를 방문하면서 이 노래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바람이 몰아쳐 스태프들은 힘들어하는 와중에 정작 현장을 동행한 제주 출신 80대 노인은 달랐다고 한다.
안치환은 "그분은 중학생일 때 11명의 친척 형제 중 9명이 학살당한 아픔을 안고 살아오셨다"며 "시종일관 열정적으로 그 죽음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하시는 걸 보고 제 태도가 미안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끔 '잠들지 않는 남도'의 원작자로서 긍지를 느꼈지만, 거기에 안주하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며 "뮤지션의 자존심이 발동했다. 나는 제주에 다시 가야 하고, 다시 4·3을 노래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미하게 잊혀가는 4·3이 똑바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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