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포르노배우 심야인터뷰에 "거짓말"…여론동향 촉각

입력 2018-03-28 01:13   수정 2018-03-28 06:54

트럼프, 포르노배우 심야인터뷰에 "거짓말"…여론동향 촉각

사석서 "내 스타일 아니다" 주장도…ABC "대통령 권위 실추, 백악관 늪에 빠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전직 포르노 배우와의 과거 '성관계 스캔들'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석에서 해당 여성에 대해 험담하며 여론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스테파니 클리포드(39)가 지난 25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해 2011년 라스베이거스의 한 주차장에서 딸과 함께 협박당했다고 주장한 뒤 공개적으로는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반격 모드가 아니다. 왜 스토미 대니얼스에 침묵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단스럽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평소 스타일과 달리 이번 일에 이례적인 자제를 보인다"면서도 사석에서는 주변 인사들에게 클리포드의 인터뷰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지인에게 "그녀는 내가 매력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투덜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친구들에게 이번 파문이 여론조사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 물어봤다고 WP는 전했다. 또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클리포드의 심야 인터뷰를 봤는지 물어보며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한 참모는 익명을 전제로 WP에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클리포드의 주장이 신빙성 있게 안 보이더라'고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플로디아 팜 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친구들 및 클럽 멤버들과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으며, 25일에는 변호사 마이클 코헨과 저녁을 함께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들과 참모들은 하나같이 "클리포드와 논쟁을 해봤자 얻을 게 없다"며 "당신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파문이 충성도 높은 지지층까지 잠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아직 믿고 있지만,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 백악관 대언론팀은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아들 배넌의 '봄방학'을 이유로 마라라고에서 계속 머무는 등 결혼생활에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들은 WP에 전했다.
ABC 방송은 27일 "이번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를 추락시켰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시도 사건과 관련,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과 정보요원 60명을 추방하는 초강경 조치를 야심 차게 취했음에도 스캔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집무실인 웨스트윙은 대통령 사생활 스캔들로 '늪'에 빠진 모습이며 대통령이 내놓으려고 하는 여러 가지 승부수들도 그 무게에 짓눌려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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