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2골 허용…후반 이창민·황희찬 연속골에도 결승골 헌납
유럽 원정 2연패로 마감…작년 10월 포함하면 4연패 부진
(호주프<폴란드>=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맞붙는 독일을 가상한 폴란드와의 대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폴란드 호주프의 실레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에 두 골을 내준 후 후반 41분 이창민(제주)과 42분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연속골로 2-2로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2-3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24일 스웨덴을 가상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에서 1-2로 진 한국은 오는 5월 월드컵 출정식을 2개월여 앞두고 치른 유럽 원정 평가전을 2전 전패로 마무리했다.
신태용호로선 작년 10월 러시아(2-4 패), 모로코(1-3 패)전을 포함하면 네 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4전 전패의 부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2-0으로 꺾었던 폴란드와의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는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공식 A매치로 집계되지 않은 세 차례 친선경기를 포함하면 한국이 2승 2무 1패로 앞서 있다.
신태용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인 '강호' 폴란드를 맞아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에 세우고 이재성(전북), 권창훈(디종)을 좌우 날개로 배치하는 3-4-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수비진에는 왼쪽부터 김민재(전북), 장현수(FC도쿄), 홍정호(전북)가 늘어서는 스리백을 가동했다. 좌우 윙백으로 세운 박주호(울산)와 이용(전북)까지 수비에 가담시켜 다섯 명으로 폴란드의 날카로운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수비적 전술이었다.
이에 맞선 폴란드는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반도프스키를 원톱으로 내세워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2차례 득점왕에 빛나는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운 폴란드의 공세는 매서웠다.
전반 10분에는 기성용이 수비지역에서 볼을 빼앗겼으나 레반도프스키의 볼 터치가 좋지 않아 첫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수비에 중점을 두며 빠른 역습으로 한 방을 노렸다.
전반 13분 정우영이 찔러준 공을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이재성이 슈팅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어 전반 30분에는 권창훈이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상대의 공을 빼앗은 뒤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이 수비수 2명을 달고 드리블한 뒤 왼발 슈팅을 했다. 이번에는 골키퍼 정면이었다.
하지만 전반 중반을 지나면서 폴란드의 공세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폴란드는 전반 32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그로시츠키가 크로스를 올렸고, 레반도프스키가 골지역 중앙에서 솟구쳐올라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었다. 골키퍼 김승규가 몸을 던졌지만 공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에 꽂혔다.
신태용 감독은 37분 수비수 김민재를 빼고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을 교체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전반 40분에는 손흥민이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키커로 나서 강하게 때렸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막판 수비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폴란드의 역습 한 방에 또 한 번 당했다.
선제골을 배달했던 그로시츠키가 전반 45분 후방에서 패스를 받아 순간적으로 한국의 위험지역을 돌파한 뒤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수비진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가 아쉬운 실점 장면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들어 이용과 홍정호를 빼고 윤영선(상주)과 최철순(전북)을 교체 기용해 포백 수비진을 안정시켰다.
한국은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공세를 강화했다.
후반 경기 시작 4분 만에 박주호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해줬고, 이재성이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6분 정우영의 프리킥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을 뚫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후반 17분에는 이재성마저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다.
쉴 새 없이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이 마침내 만회골을 뽑았다. 후반 34분 기성용을 대신해 투입된 이창민(제주)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창민은 후반 41분 손흥민이 뒤쪽으로 공을 흘려주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강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발등에 얹힌 공은 빨랫줄 같은 궤적을 그린 뒤 그대로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창민의 A매치 첫 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1분 후 동점골을 터뜨렸다. 두 번째 골의 시발점도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이 왼쪽 골지역 깊숙이 침투한 박주호를 보고 공을 찔러줬고, 박주호가 뒤로 공을 돌려주자 황희찬이 달려들며 마무리했다. 2-2 균형을 맞추는 귀중한 동점골이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폴란드의 한 방에 다 잡은 무승부를 놓쳤다.
지엘린스키가 추가시간 2분이 무렵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오른쪽 골문을 꿰뚫었고, 결국 경기는 폴란드의 3-2 승리로 끝났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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