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일 KDI 교수 신간 '한국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 작업이 계속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구속됐다.
그러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박근혜가 물러나고 이명박까지 처벌해도 과연 우리의 삶은 얼마나 바뀔 수 있을까"를 되묻는다.
경제민주화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고 2015년에는 책 'MB의 비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그는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제도 개혁을 이룬다고 해도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유 교수는 신간 '한국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페이퍼로드 펴냄)에서 "우리 삶을 규정하는 가장 큰 힘인 경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우리 삶이 바뀔 수 없다"며 경제혁신이야말로 '촛불혁명'을 완수하기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하는 경제혁신을 위한 방법은 '투자'와 '환율', '빨리빨리', '찍기'라는 '한국경제의 4대 마약'을 끊는 것이다.
유 교수에 따르면 지금은 인구절벽으로 생산성이 하락하는 '자본과잉'의 시대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투자'를 외치고 이것이 과잉투자로 연결돼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또 우리 경제는 그동안 대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해왔고 이는 내수 시장을 무시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빨리빨리'로 대표되는 사회 전반적인 단기 성과주의는 혁신주도형 성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고 소위 '될 놈만 찍어서 밀어주자'라는 식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재벌중심 경제구조를 심화시켰다.
유 교수는 "이는 과거에 효과적이었고 지금도 일시적으로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진정 필요한 변화를 가로막아 결국 한국경제를 더욱더 수렁에 빠뜨리는 마약"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4대 마약'을 끊기 위해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한다. 또 경제민주화를 통해 소득재분배와 공정경쟁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권태호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질문하고 유 교수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312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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