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애플이 미국 시카고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특별 행사를 열고 아이패드 신제품을 공개했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시카고 북부 레이크뷰의 선발형 고등학교 레인테크 대입준비고에서 '현장학습 가자'(Let's Take a Field Trip)라는 타이틀로 개최한 행사에서 "교실 공략을 위한" 신형 아이패드를 소개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시카고 트리뷴은 "저가 보급형이 출시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가격대는 이전 버전과 동일하며, 학교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교사들에게 어필하려 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외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속도가 향상됐고 애플 펜슬 등 새로운 기능이 지원된다. A10퓨전 프로세서·8메가픽셀 카메라·9.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최장 10시간 수명 배터리도 탑재했다.
가격은 32GB 와이파이 모델이 일반 소비자가 329달러(약 35만 원)·학교 보급가 299달러이다. 셀룰러 겸용 모델의 일반 소비자가는 459달러다. 애플 펜슬은 일반 소비자가 99달러, 학교 보급가 89달러로 책정됐다.
애플 측은 "가장 큰 변화는 소프트웨어"라며 신형 아이패드는 여러 학생들이 같은 기기를 공유해도 문제없을 기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애플의 워드 프로세서 '페이지스'(Pages)와 스프레드시트 '넘버스'(Numbers) 생산성 앱의 새로운 스타일러스 친화적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학생과 교사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온라인 스토리지 아이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추가 비용 없이 200 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단 학교가 관리하는 애플 ID로 접속해야 한다. 일반 소비자에게 무료 제공되는 기본 용량은 5GB 그대로다.
애플은 이와 함께 교사들이 학생 과제물이나 작업 결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음악·사진·그림 등을 수업에 간편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도 선보였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아이패드를 활용한 전자책과 앱 등 교육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학교를 포함한 교육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격 경쟁 우위의 구글 크롬북스와 마이크로스프트 윈도 랩톱에 시장을 잠식당한 상태다.
영국에 기반을 둔 정보분석업체 '퓨처소스'(FutureSource)에 따르면 2017년 말 현재 미국 교실(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점유율은 구글 소프트웨어 약 60%, 마이크로소프트 22%, 애플 iOS 12.3%, 애플 맥OS 4.7% 등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애플이 맥(Mac) 컴퓨터보다 많이 팔리고 있는 태블릿을 강화하고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라며 "핵심은 차세대들의 애플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16일 "시카고 레인테크 고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으로부터 창의적 아이디어를 듣는 행사를 개최한다"며 초청장을 발송,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는 본사 소재지 캘리포니아에서 주로 열렸고, 단 한 번의 예외는 뉴욕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최근들어 시카고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10월 시카고 최대 번화가 미시간애비뉴와 시카고강 교차지점에 신개념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브랜드 대표 매장) 문을 열었고, 금년 봄학기부터는 시카고 교육청(CPS)과 손잡고 초·중·고등학교와 시립대학 학생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쉽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학습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발표 행사에는 앨 고어(69) 전 미국 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도 초청됐으나 교사와 학생들이 주를 이뤘다.
애플 측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설명회를 마친 후 '창의력·코딩 랩'에서 학생들과 함께 AR(현실증강) 앱과 애플 펜슬을 이용한 개구리 해부 과정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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