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中기업에 더 강경한 카드…"긴급경제법 검토중"

입력 2018-03-28 11:50  

미, 中기업에 더 강경한 카드…"긴급경제법 검토중"
영국도 기업간 M&A에 개입…"국방력 피해 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위협을 차단하는 데 혈안이 되면서 한층 강경한 카드인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을 꺼낼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재무부 관료들은 반도체, 5세대 이동통신(5G) 같은 첨단기술 중에서 중국 기업의 투자를 차단할 분야를 선정 중이다.
이는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거나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첨단기술을 빼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은 이 같은 지식 재산권 도둑질을 뿌리 뽑겠다며 지난해부터 조사에 착수해 지난 23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공식 제소했다.
이번엔 한층 공세 수위를 높여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한법까지 검토하게 됐다는 게 이들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법은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응해 미 대통령이 국가 비상 상황을 선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자산 거래 차단 및 동결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법이 불공정 무역 관행과 연계해 적용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제통상 변호사인 크리스틴 데이비스는 "지금까지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이 불공정 무역 관행과 연계된 적은 없다"면서 "하지만 폭넓은 범위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한 법"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자국 산업 및 기술에 "중대한" 우려를 미치는 중국 투자를 상대로 대통령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60일 이내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 관료들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규정을 근거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살펴보는 동시에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적용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CFIUS 카드는 연초부터 수차례 가동됐다.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인 디지털 결제업체 앤트파이낸셜이 CFIUS의 제동으로 미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가 불발됐으며 이달 초엔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미 반도체 기업 퀄컴을 인수하려는 데 CFIUS가 개입했다.
브로드컴은 싱가포르에 있긴 하지만 중국이 경영에 폭넓게 입김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정부도 기업 간 적대적 M&A에 개입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그레그 클라크 기업 장관은 이날 M&A 투자사인 멜로즈인더스트리즈에 편지를 보내 영국 철강업체인 GKN을 상대로 적대적 M&A을 추진하는 게 영국의 국방 여력을 해치지 않을지 입증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영국은 경제 개방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개입은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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