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위기 틈타 웨이모 질주…재규어 2만대로 자율주행 박차

입력 2018-03-28 12:11  

우버 위기 틈타 웨이모 질주…재규어 2만대로 자율주행 박차
리프트 창업자도 우버 비판 가세…우버, 캘리포니아 운행허가 갱신 포기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버가 자율주행차로 인한 보행자 사망사고로 휘청거리는 사이 경쟁업체인 웨이모가 자율주행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한 발짝 앞서나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웨이모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와 차량 2만 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웨이모는 재규어의 고성능 전기차인 'I-페이스'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해 올해 내 시험 주행에 나서고, 이를 오는 2020년까지 상용화할 방침이다.
WSJ는 두 기업의 자율주행차 개발 협력이 잠재적으로 10억 달러(1조700억원)에 이르는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이번 계약이 자율주행차를 보조운전자 없이 공공도로에 내보내려는 웨이모의 노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웨이모는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하이브리드 미니밴 수천 대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혼다와 폴크스바겐, 현대 등이 웨이모와의 협업을 준비 중이다.
이번 웨이모의 결정은 경쟁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4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나왔다.
이 사고를 계기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당국의 경계심이 높아졌지만 오히려 웨이모는 이를 기회로 삼아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웨이모의 존 크래프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 열린 한 행사에서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은 보행자를 포착할 수 있다며 우버의 사고와 같은 일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차량 호출분야에서 우버와 경쟁하고 있는 리프트도 이번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며 우버 비판행렬에 가세했다.
존 짐머 리프트 공동창업자 겸 회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부사항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 기술과 보조운전자가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름길만을 찾지 않고, 준비되기 전에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참가자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보행자 사망사고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우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허가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WSJ가 전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의 운행 허가는 이달 말로 기한이 끝나지만 우버는 사고 조사에 충실하겠다는 뜻에서 허가를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버는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해왔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애리조나주는 지난 26일 우버의 자율주행차 주행을 무기한 금지했다.
한편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을 했던 미국의 반도체회사 엔비디아도 공공도로에서의 시험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앞서 도요타도 우버 사고 직후에 캘리포니아 등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중지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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