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회동은 양국 이해관계 맞아 떨어진 결과"

입력 2018-03-28 11:59  

"김정은-시진핑 회동은 양국 이해관계 맞아 떨어진 결과"
SCMP "김정은,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 전 중국지지 확보원해"
전문가들 "중국도 '차이나 패싱'우려 불식하고 영향력 과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전격 회동은 북중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 주석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시 주석 부부와 환영 연회 및 공연 관람을 같이하는 등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에 버금가는 환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입장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 및 미국 정상과의 회담 전 중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츠 길 호주국립대학 아태전략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동은 북한과 한국, 미국의 대화에 앞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강력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김정은은 전략적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가능하면 많은 친구가 필요하며, 최소한 친구가 많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발탁되면서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중국의 지지가 더 절실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유안 그레이엄 국제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는 "북한으로서는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선택하기 전 '북한이 강력한 이웃 동맹국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켜 주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이번 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 경제 지원, 주한미군 감축 등의 양보를 얻으려고 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이번 회담은 '차이나 패싱' 우려를 불식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남북한과 미국의 3자 구도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 내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축소를 뜻하는 '차이나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김정은의 전격적인 방중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최근의 소문을 불식시키고, 북한과 중국이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첫 해외 방문 국가로 중국을 선택한 것은 중국에 대한 화해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북·중 관계를 희생하면서까지 미국과 가까워질 의도가 없다는 것을 시진핑에게 확신시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대화 전 중국의 외교적 지지를 원했을 것이며,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하면서 '북한 카드'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의 베누아 하디 차트랜드는 "어떠한 당사자도 이번 대화 국면에서 배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번 회동은 북한과 한국, 미국의 접촉으로 중국이 '왕따'를 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켜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정치적 지지를 넘어 북한에 구체적인 약속을 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장롄구이(張璉괴<王+鬼>)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한반도의 군사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북한에 군사 공격을 감행할 때를 대비한 안보 확약이나 군사 지원 약속을 북한에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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