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2030년까지 설립
손정의 "최종 2천억 달러 투자될 것"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소프트뱅크와 세계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이 회사를 통해 2030년까지 발전량 20만㎿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건설하고 이에 필요한 발전 패널과 축전 배터리 등 관련 기기와 설비까지 수직계열화하기로 했다.
이는 1천400㎿ 규모의 한국형 원자로 143기에 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세계 태양광 발전량은 30만㎿였다.
이와 관련, 미국을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7일 뉴욕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SPA통신은 이날 체결된 양해각서는 태양광 발전 저장시스템을 제조·개발하고, 사우디 국내 수요와 수출용 태양광 패널을 연구·개발하는 데 특화된 회사를 설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 태양광 발전 사업은 사우디 내에서 관련 설비, 기기를 자체 제조하는 산업과 새로운 일자리 10만개, 연간 400억 달러의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손정의 회장은 "20만㎿급 태양광 발전을 위한 태양광 패널과 축전지 제조 시설을 포함해 2천억 달러 정도가 최종 투자될 것"이라며 "초기 단계로 7천200㎿급 태양광 발전 사업에 50억 달러가 필요한데 10억 달러는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가 대고 나머지는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사우디 내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올해 5월까지 마치기로 합의했다.
현재 사우디의 태양광 발전량은 6만㎿ 정도다. 사우디가 계획대로 20만㎿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가동하면 국내에서 발전용으로 쓰는 원유를 수출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발전용으로 쓰는 원유는 하루에 30만∼80만 배럴 정도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서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는 SVF와 올해 3천㎿의 태양광 발전소를 사우디에 세우는 '태양 에너지계획 2030'을 추진하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PIF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운용하는 자금이며, SVF는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조성한 970억 달러 규모의 기술 투자 펀드로 PIF가 최대 투자자다.
이 태양광 발전소 계획은 PIF가 지분의 74.3%를 보유한 사우디전기(SEC)가 추진한다.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3∼4년 안에 사우디에 25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양측의 관계가 매우 긴밀하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주도하는 탈석유 시대의 사회·경제 장기 계획인 '비전 2030'에 따라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산업 구조를 벗어나려고 한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