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글로비스, 전문성 강화…기아차, 유동성 확충 노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28일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에 따라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기아자동차 등 관련 계열사들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높아질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각 사업영역의 성장성과 전문성이 높아지고, 순환출자 해소 및 대주주의 책임·투명경영 강화를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 이후 대주주 경영 아래 그룹 내 리더십을 발휘하는 회사로서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된다.
이에 따라 더 빠른 의사결정과 지배구조 안정화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그룹사 및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와 기존 핵심부품 사업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관련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ABS(잠김방지 시스템), 에어백 등 주요 부품의 매출처 확대에도 노력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핵심기술 확보 차원의 투자 및 인수합병(M&A), 다른 완성차 업체로의 납품을 위한 투자 및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분할합병 이후에도 지난 2월 발표한 잉여현금흐름(FCF) 20∼40% 수준의 배당정책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그룹사 성장에 따른 동반성장 기대감,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기존 주주는 이번 분할합병으로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추가로 배정받아 두 회사로부터 안정적인 배당 소득이 가능해진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장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으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물류와 모듈사업 부문 통합에 따른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공급망의 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조달 물류, 운송 등 자동차 제조 중간 단계의 사업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기반도 갖추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안정적인 사업 편입으로 미래 투자 재원을 확충해 모빌리티(이동성) 서비스 등 미래차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부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다양한 신산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분할합병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대주주 지분 매각에 따른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여러 주주친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현대모비스 지분 대신, 완성차 지원과 서비스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최근 기아차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에 따른 판매 감소와 통상임금 소송 1심 패소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사업 성과가 하락한 상태다.
자산 유동성이 부족한 기아차로선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후방사업을 영위하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그룹 경영권 핵심 지분으로 사실상 유동화 자체가 불가능했다.
기아차는 현대글로비스로부터 꾸준한 배당 수입을 받고 주요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출자구조 재편으로 해당 기업들의 사업 역량이 한층 강화되고 주주친화 정책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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