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암살시도 때문?' 영국, 외국인투자 비자제도 개선 착수

입력 2018-03-28 23:54  

'스파이 암살시도 때문?' 영국, 외국인투자 비자제도 개선 착수
2008∼2015년 러시아인 700명 해당비자 획득…개선안 마련시 소급 적용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외국인투자 비자제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부패한 기업가나 불법 자금이 외국인투자를 가장해 영국 내에 유입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앰버 루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외국인투자 비자를 받아 영국으로 들어온 러시아인들에 대한 대응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어떤 개선이 가능한지, 이전 수년간 발급받은 비자에 대해 취할 조치가 없는지 등을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은 최소 5만 파운드(한화 약 7천600만원)의 투자준비금을 가지고 영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려는 이들에게 '티어(Tier) 1' 비자를 내줬다.
이에 따라 2008∼2015년 올리가르히를 포함한 러시아인 700명이 해당 비자를 발급받았다.
루드 장관은 "'티어 1' 비자는 이미 2015∼2016년에 개선됐고, 이후 84% 가량 발급이 줄었다"면서도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기존에 비자를 발급받은 700여명에 대한 소급적용 여부도 검토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전날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묻자 부유한 외국인 투자가에 대한 비자 제도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검토가 특별히 러시아인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벤 월리스 영국 내무부 부장관은 이날 부유한 러시아인들이 부정하게 축적한 돈의 안전한 피난처로 영국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이미 올리가르히의 의심스러운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취했다"면서 "여기에는 2천200만 파운드(한화 약 332억원) 짜리 자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말 시행에 들어간 '범죄자금법(Criminal Finance Act)'에 따르면 개인이 특정 재산의 원천이나 형성 과정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할 경우 영국 정부가 이를 동결할 수 있다.
월리스 부장관은 그러나 재산 동결의 대상이 된 올리가르히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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