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미국 연구팀…재료와 함께 더러운 욕조가 서식처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어린이가 목욕할 때 입에 넣거나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데 애용되는 '러버덕'(Rubber Duck)이 눈과 귀, 위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의 온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연방수상과학기술연구소(SFIAST)와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NPJ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에 게재한 연구논문을 통해 러버덕이 미생물 번식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은 5개 러버덕 중 4개꼴로 레지오넬라균과 병원 감염과 관련이 있는 녹농균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개 종류의 러버덕을 대상으로 광범한 조사에 나서 러버덕에서 ㎠ 당 7천500만 개에 달하는 박테리아 세포를 검출해 냈다.
탄소를 배출하는 고분자 재료가 박테리아에 영양분을 공급하기에 박테리아가 무척 많이 검출됐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고분자 재료 이외에 더러운 욕조가 미생물 서식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 서식을 최소화하려면 품질이 뛰어난 고분자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러버덕만이 박테리아의 온상은 물론 아니다.
지난해 독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부엌 스펀지 역시 세균의 온상이었다.
가정집에서 수거해 온 14개의 스펀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350종 이상의 다양한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스펀지를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깨끗이 씻는다 하더라도 병원성 균은 살아남아 번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휴대전화 역시 박테리아가 서식하기 좋은 곳이다.
미 애리조나대 미생물학자 찰스 제르바는 "2012년 실시한 연구에서 조사 대상 휴대전화에서는 일반적인 변기 의자에서 검출되는 것보다 10배 많은 박테리아가 나왔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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