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평소 세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다니며 참 다정한 아빠의 모습이었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29일 새벽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동래구 수안동 화재 현장.
숨진 아버지 박모(46) 씨의 대학 친구 A 씨는 화재 현장으로 달려와 안타까운 마음에 말을 잊지 못했다.
A 씨는 "뉴스로 화재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해서 (친구에게) 문자와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친구가 변을 당한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박 씨가 아들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며 "영재학교를 수료하고 초등학교 학생회장까지 지낸 아들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세 아들을 키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주말이면 세 아들과 목욕탕도 함께 다니며 항상 다정한 아빠의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웃 주민 B 씨는 "평소 너무나도 단란했던 가족이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며 학부모회장을 맡을 정도로 자식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던 부모였다"며 말을 잊지 못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주말이면 아들과 자주 외출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위층에 사는 또 다른 이웃 주민은 "불이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뛰어나가 주민들과 함께 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음이 두 번 정도 울리고 끊겼다"고 말했다.
박 씨의 아내는 화재 당시 인근 모친 집에 머물고 있었다. 박 씨의 아내는 곧바로 화재 현장을 찾아 오열하다 실신했다.
이후 시신이 안치된 부산의 한 병원을 찾은 아내는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며 "내 새끼들 안타까워서 어떡해…"라며 또 한 번 오열했다.
29일 오전 5시 42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한 아파트 1층 안방 입구 거실에서 불이 났다.
이날 불로 안방에서 잠을 자던 박 씨와 박 씨의 아들 3명(13살, 11살, 8살)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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