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파문에 개인정보메뉴 바꾸고 스마트스피커 공개 연기
테슬라 이어 플레이보이도 페이스북 계정 삭제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사용자 정보유출 논란으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페이스북이 데이터 브로커와 연계를 중단키로 하는 등 투명성 강화 대책을 내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광고주의 광고 대상 사용자 선정을 돕는 익스페리언(Experian), 액시엄(Acxiom) 등 대형 데이터 브로커와 파트너십을 끊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그간 데이터 브로커들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광고주들이 특정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겨냥한 '타깃광고'를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광고주들은 데이터 브로커들로부터 구입한 정보 등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선정한 광고 대상자의 명단을 페이스북에 제공할 수는 있다고 FT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또 스마트폰용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설정 메뉴를 바꿔 약 20개 화면에 흩어져 있던 정보를 하나의 통합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생활, 보안, 광고에 관한 정보를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 바로가기'(Privacy Shortcuts)도 신설했다.
페이스북은 '내 정보 확인'(Access Your Information) 페이지를 추가해 사용자가 올린 게시글과 반응, 댓글, 검색 내용 등을 직접 살펴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더는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게시글이나 프로필 정보 삭제도 가능하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정보유출 논란 때문에 오는 5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 예정이던 스마트스피커를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스피커를 통해 아마존 에코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사용자 정보유출 논란에 휩싸인 시점에 더 많은 고객 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를 내놓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가을로 계획했던 스마트스피커 출시도 늦어질지 주목된다.
페이스북은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5천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개인정보를 빼돌려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미국과 영국 의회 등의 조사대상에 올랐다.
이후 해시태그 #deletefacebook(페이스북을 삭제하라)을 활용한 페이스북 계정 탈퇴 운동이 확산해 테슬라와 스페이스X, 가수 겸 영화배우 셰어(Cher) 등이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28일에는 2천500여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대표적인 성인잡지 플레이보이도 팬들의 정보유출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플레이보이 창업자 휴 헤프너의 아들 쿠퍼 헤프너 CCO(최고창의성책임자)는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페이스북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페이스북이 "성적으로 억압적"이라고 지적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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