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작년 우기 강수량 40% 감소…50년만에 최악 가뭄

입력 2018-03-29 14:31  

이란 작년 우기 강수량 40% 감소…50년만에 최악 가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의 지난해 우기의 강수량이 전년과 비교해 40% 정도 감소했다고 이란 경제전문 일간 파이낸셜트리뷴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에너지부 산하 수자원관리공사의 자료를 인용, 우기가 시작된 지난해 9월23일부터 지금까지 6개월간 이란의 평균 강수량이 90㎜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란 수자원관리공사는 전년 강수량 150.9㎜에 비해 40.4%나 줄었다고 집계했다. 이란은 춘분인 3월21일 한 해가 시작된다.
특히 동부 국경지대는 이 기간 강수량이 11.1㎜를 기록, 전년보다 75.4%나 줄었다. 강수량이 풍부한 편인 중부 고원지대조차도 42.6㎜로 58.5% 감소했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이 매체에 "이번 우기의 강수량이 예상보다 적었다"면서 "2017년 9월23일부터 2018 2월19일까지 강수량이 50년 만에 가장 적었다"고 우려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가뭄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 대기 오염에 따른 탄소 산화물 증가 등을 꼽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가뭄이 심각해지자 정부 당국은 국민에게 물을 아껴 써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인공강우도 검토중이다.
이란의 곡창지대인 남서부 후제스탄 주(州)에서는 수년간의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올해(이란력으로 3월21일 시작)부터 쌀 재배가 금지됐다.
후제스탄주 농업청은 "물이 부족해 쌀 대신 물이 덜 필요한 콩류, 해바라기, 가축 사료 작물을 키우라고 농부들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 탓에 이곳의 쌀 재배 면적은 지난 5년간 9만7천여㏊에서 최근 4만㏊까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새해를 맞아 낸 백악관 성명에서 "2천500년전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스 대제는 적군, 가뭄, 거짓으로부터 이란을 보호해달라고 신에게 간구했는데 오늘날 이란 정권의 혁명수비대는 이 세가지를 모두 가졌다"고 비꼬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을 폄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지만, 가뭄이 이란 정권에 중대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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