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금투협·증권사 정기인사서 여성 인력 약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여의도 증권가 연초 인사에서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과 각 증권사에서 첫 여성 임원이 나오고 핵심 보직에 여성 간부가 전진 배치돼 눈길을 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부장·팀장급 정기 인사에서 주요보직에 여성 인력을 발탁했다.
채현주 전 홍보부장은 거래소 설립 62년 만에 첫 여성 인사부장이 됐고 황우경 전 시장정보팀장은 인덱스사업부장으로 승진 발령돼 거래소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인덱스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2016년부터 파생상품시장본부 일반상품시장부장으로 있는 정미영 부장을 합쳐 여성 부서장은 모두 3명이 됐다.
이들은 주요보직을 두루 거쳐 거래소 최초 여성 임원 후보들로도 꼽힌다.
거래소 최초 여성 부서장인 채현주 부장은 파생상품개발, 채권, 공시, 홍보 등 핵심 부서에서 일했다.
정미영 부장은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팀장과 상품상장·개발팀장, 코스닥시장본부 시장마케팅팀장 등을 맡았고 황 부장은 시장감시본부 분쟁조정팀장, 감리2팀장 등을 거쳤다.
실무를 책임지는 팀장급에서도 여성이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유가증권시장본부의 김은희 기업심사팀장, 윤재숙 상품관리팀장, 신민희 파생상품시장본부 배출권시장팀장이 팀장으로 승진했다.
거래소는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 부서장 비율이 5.1%에서 7.9%, 여성 팀장 비율은 4.5%에서 7.0%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전체 거래소 직원 중 여성 비율은 21.5%다.
거래소 관계자는 "여성 인력 비중이 여전히 작지만 2005년 거래소 통합 당시 여성 직책 보임자가 전무했고 여성 직원 비율은 12.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창립 이래 첫 여성 임원이 나왔다.
권용원 회장 취임 후 지난달 말 첫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는데 김정아 경영지원본부장이 본부장 직무대리에서 상무로 발령됐다.
김 본부장은 정보시스템부장과 광고심사실장을 거쳐 2014년 1월부터 홍보실장을 맡았다.
2016년 12월부터는 경영지원본부장 직무대리를 겸직해왔고 권용원 회장 취임 후에는 신설 조직인 디지털혁신팀을 진두지휘하는 등 협회 임원 가운데 가장 많은 업무를 맡고 있다.
각 증권사에서도 여성 인력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월 정기 인사로 기존 1명이던 본사 여성 부서장이 3명으로, 여성 센터장·지점장은 5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대외 커뮤니케이션 실무를 총괄하는 홍보실장에 김수영 부장이 승진 발령됐고 여의도 지점장이던 이선미 부장이 증권사 영업의 상징인 본사 영업부 지점장으로 옮겼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여성이 본사 영업부와 홍보실을 이끌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달 IBK투자증권 인사 때도 여성이 대거 승진했다.
IBK투자증권은 예년보다 75%가량 증가한 70명을 승진시켰는데 이중 여성이 34명(48.6%)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작년 여성 승진자(17명, 36.2%)의 두 배다.
투자은행(IB) 사업부문 최미혜 프로젝트금융1팀장과 전용운 WM사업부문 WM채권전략팀 이사 등 본사 영업부문에서 2명의 여성 이사가 처음으로 나왔고 소은희 결제업무팀장, 김은정 커뮤니케이션팀장 등 본사 지원 부문 여성 부서장도 2명으로 늘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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