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5년간의 워크아웃, 한차례 매각 불발, 6개월여간의 자율협약 등 오랜 부침을 겪어온 금호타이어가 30일 또다시 '운명의 날'을 맞았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길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 팔리는 길 사이에 놓여있다. 결과는 노조와 채권단의 결단에 달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이 이날 종료된다.
자율협약이 끝나면 당장 다음 달 2일부터 기업어음(CP)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는데, 극심한 유동성 부족 상태인 금호타이어는 이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길이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보고 30일까지 이에 대한 노조 동의를 요구했다.
노조가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다음 달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을 원천 반대하면서 공개 매각을 새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밝힌 다수의 국내 업체가 있으며,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더블스타로 매각될 경우 기술력 탈취와 수년 뒤 국내 공장 문을 닫고 발을 빼는 이른바 '먹튀'가 우려된다면서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더블스타 회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먹튀 가능성을 일축하며 독립경영 보장을 약속하고, 광주로 내려가 노조에 면담까지 요청했으나 노조는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노조가 이날 총파업까지 벌이며 반대 뜻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법정관리를 피할 방법은 채권단이 채권 만기를 또다시 연장해 '데드라인'을 미뤄주는 것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0일 후 금호타이어에 대한 법절차 진행은 청와대도 못 막는다"라고 언급한 데 이어,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노조가 해외 자본유치와 자구계획에 동의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신청 시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외부 회계법인 실사에서 회사의 청산가치는 1조원으로 계속 기업가치(4천6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다만 금호타이어 이해관계자들 모두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고 할 것으로 보여 막판에 노조가 해외 매각에 합의하거나, 채권단이 채권 만기를 한 번 더 연장해줄 '극적 반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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