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이란 정부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에 대해 예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적 재앙의 공범이라고 비난했다고 이란 IRNA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트위터 메시지에서 "미국은 예멘을 폭격하는 사우디에 폭탄과 연료, 그리고 목표물 선정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예멘에서 전쟁 계획을 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미국이 최악의 인도적 재앙을 초래하는 공범 역할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리프 장관의 이 같은 비판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7일 사우디의 예멘 내 군사행동을 지원하고 있음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미군이 사우디 전폭기의 재급유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한 뒤 예멘 정부와 권력 분점과 연방제 실시 등 정치 일정을 협상했으나 결렬되자 2015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했다. 예멘 정부는 남부 아덴으로 피신해 후티와 대치하고 있다.
후티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의심한 사우디는 예멘 정부가 수세에 몰리자 2015년 3월 아랍 동맹군을 결성해 직접 개입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사우디 동맹군은 수도 사나를 차지한 후티 반군을 고립시키기 위해 항구, 공항을 전면 봉쇄하고 인도적 물자 공급까지 막았다가 비판을 받자 일부 해제하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은 사우디군이 민간인 지역의 학교와 병원을 폭격하는 등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압도적인 사우디의 전력을 앞세워 쉽게 끝날 것 같았던 내전은 2011년 민주화 시위로 퇴출당한 예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에 충성하는 군부 일부가 반군에 가담하고 반군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버티면서 장기화했다.
4년째로 접어든 전쟁으로 예멘에서는 1만 명이 폭격 등으로 숨졌고, 2천 명이 콜레라로 사망했다. 인구의 70%인 2천만 명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700만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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