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13 지방선거 공천문제로 반발하는 일부 중진의원들의 요구에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공개적으로 항의 목소리를 내는 비홍'(非洪·비홍준표) 성향 중진의원 규모가 크지 않고, 홍 대표 역시 이들에 대한 공개적인 반발이나 비난을 자제하고 있어 표면적으로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은 아니다.
그러나 2년 뒤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이번 6월 지방선거의 공천은 홍 대표나 중진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어서, 지금의 물밑 긴장관계가 언제든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는 전날 일부 중진의원들이 요구한 조기 선대위 요구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정우택(이상 4선) 의원은 전날 회동해 홍 대표에게 조기 선대위 구성을 촉구했다.
선거 국면에서 사실상 홍 대표의 역할 축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요구에 대해 홍 대표는 페이스북이나 공개석상에서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의원은 "공천 과정에서 여러 파열음에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데, 때가 되면 당연히 만들 선대위를 굳이 이렇게 들고나와 조기 선대위를 구성하자고 하는 건 당을 흔들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을 향한 당내 여러 지적에 종종 '직설 화법'으로 대응해왔던 홍 대표가 이 문제만큼은 무대응 기조를 취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다른 홍 대표 측근은 통화에서 "홍 대표가 일부 중진의 요구에 일일이 반응하면 당내 분란처럼 보일 수 있다"며 "지금은 무대응이 전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홍 대표 역시 공천을 둘러싼 '잡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쟁점화 조짐에 선을 그어왔다.
홍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정당"이라며 "잡음없는 공천은 없다. 그래도 우리는 묵묵히 가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갈등이 확산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천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 가능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전날 중앙당이 경남 창원시장 후보로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공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소식에, 이주영(마산합포구)·김성찬(진해구)·박완수(의창구) 의원이 공동 입장문을 통해 홍 대표의 공천 방식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동안은 주로 원외 출마 예상자들로부터 공천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으나, 이번에는 원내 의원들이 직접 항의에 나섰단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앞으로 한국당이 서울시장과 경남·충남지사 등 정치적으로 굵직한 공천을 남겨놓고 있고, '야권연대'라는 휘발성 강한 이슈도 본격적으로 다뤄지면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언제든 밖으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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