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율곡이 묻고 퇴계가 답하다 = 김형찬 지음.
고려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조선시대 유학의 두 기둥인 퇴계 이황(1501∼1570)과 율곡 이이(1536∼1584)의 사상을 비교하고 선비 정신을 논했다.
퇴계와 율곡이 처음 만난 것은 1558년이었다. 율곡은 장인이 있는 경북 성주에 들렀다가 안동으로 향했다. 퇴계는 율곡과 사흘간 대화한 뒤 제자에게 '뒷사람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의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을 했다.
이후에도 퇴계는 율곡에게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다독이고 한편으로는 꾸짖으면서 큰선비가 되기를 바랐다. 율곡도 퇴계를 존경하며 가르침을 청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철학적 지향이 달랐다. 저자는 "퇴계가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주장했다면 율곡은 지식인 중심의 관료정치를 내세웠다"고 설명한다.
즉 퇴계는 군주가 도덕 소양을 부지런히 닦으면 좋은 나라가 된다고 믿었지만, 율곡은 혈연으로 이어지는 왕통보다는 도학을 배우고 익힌 유학자들의 역할을 더 중시했다. 이러한 사상적 차이는 퇴계학파와 율곡학파, 남인과 서인의 입장으로 계승됐다.
저자는 "조선이 임진왜란을 겪은 뒤에도 300여 년간 존속할 수 있었던 데에는 두 사람이 세운 학문과 정치의 틀이 적잖이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 퇴계와 율곡에게는 조선 후기에 벌어진 일들에 대한 책임과 공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바다출판사. 294쪽. 1만7천800원.
▲ 정본 발해고 = 유득공 지음. 김종복 옮김.
국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유득공(1748∼1807)의 '발해고'(渤海考)를 김종복 안동대 사학과 교수가 번역했다.
발해고는 발해사를 정리한 최초의 책이다. 유득공은 고려가 역사서를 만들 때 신라와 발해를 함께 다루는 '남북국사'의 관점을 견지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유득공은 발해고를 수정하면서 분량을 늘리고 오류를 수정했다"며 "발해를 한국사의 체계 안에서 파악하려 했던 문제의식은 물론 고증적 연구 방법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과함께. 420쪽. 1만5천원.
▲ 한국 자유민주주의와 그 적들 = 노재봉·김영호 외 지음.
보수 성향 정치인과 학자들이 한국의 현실을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로 진단하고 원인을 분석했다.
저자들은 정치를 보수와 진보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라는 틀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촛불집회 이후 전체주의의 일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외친 '국민'은 어디까지나 추상적 존재이고, 거리에 나선 시민을 지칭하는 용어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힌다.
북앤피플. 444쪽. 2만3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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