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패션사업 통합…그룹 차원의 집중 육성
"따라잡기 쉽지 않을 듯…콘텐츠와 브랜드가 관건"
<YNAPHOTO path='AKR20180330182900030_01_i.jpg' id='AKR20180330182900030_0101' title='' caption='롯데백화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롯데가 패션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한섬의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SI)의 신세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형 유통업체 3곳의 패션 경쟁이 본격화됐지만, 롯데가 현대백화점, 신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패션 부문을 NCF로 모두 모아서 패션브랜드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이를 위해 지난달 글로벌패션(GF) 사업부문을 6월 1일 NCF에 양도하기로 했고 브랜드 사업권도 NCF에 맡겼다.
롯데백화점은 "그룹 차원에서 패션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려고 NCF에 패션사업 부문을 양도했다"며 "백화점 내 편집숍 등은 별도로 백화점이 운영한다"고 밝혔다.
NCF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524억원을 마련해 273억원은 GF부문 브랜드와 인력 인수에, 나머지 251억원은 운영자금으로 각각 활용할 계획이다.
여성복 나이스크랍과 티렌 등을 전개하는 NCF는 2010년 롯데에 190억원에 인수됐다. 인수 후에도 김교영 당시 NCF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 전원이 고용 승계됐다.
2005년 출범한 GF 사업부문은 현재 '겐조', '훌라', '타스타스' 등 수입브랜드와 롯데백화점의 남성복 자체브랜드(PB) '헤르본' 등 1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NCF는 인수 때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돼 롯데가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번 통합 계열사 대표로는 설풍진 NCF 대표가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NCF가 기존 브랜드를 육성하면서 신규 브랜드를 유치하고 유명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하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롯데쇼핑은 NCF 인수 당시 패션 사업부문 매출을 2018년 3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아직 요원하다.
업계가 추산하는 롯데의 지난해 패션사업부문 매출은 2천억원에 불과해 올해 3조원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NCF 매출도 2009년 43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8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으나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한섬의 지난해 매출은 1조2천억원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조1천억원대다.
한섬은 특히 지난해 SK네트웍스의 패션 부문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토종 여성복 브랜드 2종을 매출 1천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 대열에 합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NCF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브랜드가 나이스크랍 밖에 없고, 대기업인 롯데가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NCF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데서 패션업계는 역량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통합 패션 계열사인 NCF는 해외와 국내를 합해도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 당장은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이라는 막강한 유통망이 있는 만큼 판매할 콘텐츠가 있으면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얼마나 좋은 브랜드를 유치하고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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