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해 승장이었던 사령탑은 올해는 패장이 되고 말았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현대캐피탈의 최 감독은 패장, 준우승팀인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승장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최 감독은 패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는 박 감독한테 꽃다발을 안겨주고는 대한항공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면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모든 세리머니가 끝나고 만난 최 감독은 "우리는 프로인 만큼 진 쪽이 이긴 쪽을 축하해주는 그런 문화는 유지됐으면 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노재욱이 부상으로 빠지고 토종 거포 문성민과 국내 최고의 센터 신영석의 몸이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챔프전을 치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세밀하게 관리하지 못한 내 불찰"이라며 "깊이 반성한다. 경험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시즌이 시작하기 전 우승권에 든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내 챔프전까지 왔다"며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힘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쉼 없이 달려온 2017-2018시즌이 결국 마감됐지만, 최 감독은 휴식을 취할 마음이 없다.
그는 "일단 (외국인 선수를 뽑는) 트라이아웃을 당장 내일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우리가 (챔프전에서) 이겼으면 이틀 정도 쉬었을 텐데 졌으니 이해해달라"며 코치들과 구단 직원들을 돌아보고는 민망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최 감독은 이어 "올 시즌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면 (팀마다) 서브가 강해져서 좌우 쌍포로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강한 서브와 삼각편대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올 시즌 마지막 날 이미 '다음 시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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