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기독교 최대 축일인 부활절을 맞아 1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부활절 미사와 예배가 잇달아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전날 오후 8시 부활 성야 미사를 연 데 이어 이날 정오 중구 명동성당에서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염수정 추기경은 부활 성야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오랫동안 상처로 억눌려 있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치유의 길을 찾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특히 본분을 망각한 일부 성직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교회가 오히려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고 지적하면서 교회, 특히 성직자들이 회개와 참회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는 이날 "70주년을 맞은 제주 4·3이 절망과 고통의 상징이 아니라 치유와 생명, 희망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부활절 선언문을 발표했다.
주교회의는 '폭력과 죽음을 넘어 부활의 생명으로'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제주 4ㆍ3은 "해방 이후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내재한 모든 모순과 굴곡의 첫걸음"이었다며 "올바른 진실규명과 제주도민의 명예회복을 통한 민족의 화해와 상생이 이 땅의 참된 평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개신교계에서는 약 70개 교단이 참여하는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이날 오후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예배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한국교회총연합 등 4개 연합기관 대표들도 참석하며,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소외 이웃도 초청된다.
이날 예배에서는 장종현 목사가 설교하며, 대한민국의 안정과 통일, 사회적 약자, 한국교회의 회개와 성숙을 위한 특별기도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는 '예수, 쫓겨난 사람으로 오시다'라는 주제로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를 개최해 온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주최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을 주제로 한 이날 예배에서는 도시 개발이나 투기자본의 잠식 등으로 삶을 터전을 잃고 쫓겨난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부활절 철야 예배를 드려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전날 오후 11시 남산공원 안중근의사기념관 앞에서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주제로 부활 예배를 진행했다. 남산공원은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처음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함께 작성한 남북공동기도문을 통해 "모처럼 만에 이 땅에 찾아온 평화의 기운을 살려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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