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살해된 흑인청년, 등뒤에서 7발 맞아"…비판여론 '들불'

입력 2018-03-31 16:13  

"경찰에 살해된 흑인청년, 등뒤에서 7발 맞아"…비판여론 '들불'
'경찰 향해 다가왔다'는 당국 설명과 달라…거리시위 확산 조짐
2016년 흑인 사살한 루이지애나 주 경찰관 파면 결정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비무장 상태에서 미국 경찰의 총에 맞아 희생된 흑인 청년이 대부분 등 뒤에서 총격을 당한 것으로 나타나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병리학자 베넷 오말루 박사가 경찰에 의해 오인 사살된 흑인 청년 스테폰 클락을 부검한 결과 모두 8차례 총을 맞았으며, 이 중 7발이 등 쪽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부검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별도로 실시됐다.
오말루 박사는 7번째 총상은 클락의 신체 측면에 있지만 등을 향해 있었다면서 "등에만 7차례 총상을 입었다고 결론짓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클락은 즉사했다"면서 "그 어떤 총상도 치명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검 결과는 사건 당일 클락이 경찰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당국의 설명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클락은 지난 18일 밤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주택가에서 그를 도둑으로 오인한 경찰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미 당국은 출동한 경찰관 두 명이 각각 10차례 발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클락이 총을 쏘려 해 발포했다고 설명했으나, 클락의 손에서 발견된 것은 아이폰이었다. 당시 클락은 조부모의 집 뒤뜰에 머물고 있었다.
클락의 가족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클락의 가족 측 변호인은 "자체 부검 결과 발견된 사실들은 경찰의 설명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클락은 경찰에 위협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들은 당시 클락이 왜 즉시 응급 처치를 받지 못했는지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부검 결과 발표 뒤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심지어 클락은 경찰을 향해 서 있지도 않았으며, 등에 총을 맞았다. 끔찍하다"와 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스테폰클락' '네버어게인'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퍼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도 확산하는 추세다.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을 벌이는 민권단체를 중심으로 조직된 시위대원 수백 명이 새크라멘토 주 의회 의사당을 점거하고 독립적인 조사와 해당 경관 처벌을 주장했으며, 29일 클락의 장례식에도 수백 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 전역으로 퍼지고 있으며,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 2016년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에서 37세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경찰관 블레인 살라모니가 이날 파면됐다고 머피 폴 경찰청장을 인용해 전했다.
당시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경찰관 호이 레이크는 3일간 정직 처분됐다.
두 사람은 이번 결정에 항소할 예정이다.
gogo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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