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31일 구속 1년여만…'최순실 공모' 유죄·'대통령 책임' 반영 예상
변호인 외 외부인 접견거부·구속연장 뒤 재판 불출석…국정농단 1심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 격이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대통령인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이번 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오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8개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선고공판을 연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지 354일 만이다. 지난해 3월 31일 구속된 후로는 1년여 만이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내려질 형량에 이목이 쏠린다.
공범인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만큼 이보다 더 높은 형량이 선고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최씨의 사건을 심리한 같은 재판부가 최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모금, 삼성 뇌물수수 등 주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박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한 만큼 유·무죄 판단에서 같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박 전 대통령에게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책임이 형량에 무겁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최씨 1심 선고공판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된 책임은 헌법상 책무를 방기하고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 준 대통령과 이를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 있다"고 판시했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최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나 청와대 문건 유출 등의 혐의도 받는다.
여러 혐의 가운데 법정형이 가장 높은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수수로 가중처벌되면 무기징역까지도 선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검찰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이 징역 30년이고, 공범 관계에 있는 최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관련자들의 1심 형량과 형평성을 고려할 때 무기징역 선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점쳐진다.
박 전 대통령은 선고공판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 자신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자 '정치보복'이라며 5개월 이상 재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구치소에서도 탄핵심판 때부터 변호를 맡다 사임한 유영하(56·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와 자신의 민사소송을 맡은 도태우(49·41기) 변호사 외에는 일절 외부인 접견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혈육인 박지만 EG 회장,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접견거부 명단에 올려 가족만 접견이 가능한 설날과 추석도 홀로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쓴 소설 '대망'에 이어 대하소설 '객주', 만화책 '바람의 파이터' 등을 읽으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에는 추가 기소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옛 새누리당 공천개입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사건을 맡은 국선변호인과 자필로 작성한 서면으로 의사소통하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선고를 끝으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51명의 1심 재판이 모두 마무리된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박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조원동 전 수석의 1심 선고를 내린다. 그는 CJ 이미경 부회장에 대해 퇴진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 앞서 1심 선고를 받은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은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4일 첫 재판이 열린다.
이날은 공판준비기일로 피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의 항소요지를 듣고 향후 심리계획을 논의할 전망이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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