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분리독립 주민투표 시행…최근 투표 질문도 확정
마크롱 5월 초 프랑스 대통령으로선 첫 방문…1988년 유혈진압 희생자 추모계획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1월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시행하는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를 5월 초에 방문한다.
올해 11월 4일 누벨칼레도니의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 시행 계획이 확정된 데 이어 최근에는 투표 질문도 마라톤 토론 끝에 결정되는 등 독립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31일(현지실) 프랑스 총리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의 주재로 15시간의 마라톤 논의 끝에 11월 4일 독립 찬반 투표의 질문을 "누벨칼레도니가 완전한 주권에 접근하고 독립하는 것을 원하십니까?"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질문에 '완전한 주권'과 '독립'이라는 표현을 함께 넣은 것은 프랑스 잔류파와 독립파의 주장을 절충한 것이라고 필리프 총리는 설명했다.
필리프 총리는 문구 확정 후 독립 이후의 상황을 포함해 누벨칼레도니의 미래 구상을 짜는 실무그룹을 활성화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프랑스 중앙정부와 의회, 누벨칼레도니 지방정부 인사들이 포함된 이 실무그룹에서 최근 프랑스 잔류파에 속하는 정치인들이 "논의가 프랑스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 위주로 흐르고 있다"며 위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프랑스 정부는 과거의 누벨칼레도니 정책과 관련해 화해의 손길도 내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5월 초 누벨칼레도니를 방문해, 현지 여론을 청취하고 독립 추진 절차를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마크롱은 1988년 누벨칼레도니에서 원주민인 카나크(Kanak)인들로 구성된 무장독립단체가 프랑스 판사와 경찰 등 27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결국 프랑스 특수부대에 진압된 '우베아 동굴사건'의 현장을 방문, 희생자들을 기릴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프랑스의 옛 식민지 알제리를 방문해 "(프랑스의 행동은) 매우 야만적이었으며 사죄해야 한다. 반인도주의적 범죄였다"고 말해 우파 진영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남서태평양 멜라네시아에 있는 누벨칼레도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1853년 프랑스의 식민지로 병합됐으며 1958년에 최초로 보통선거를 실시해 지방정부 지도부를 선출했다.
1985년부터 프랑스를 상대로 본격적인 독립투쟁이 시작됐으며, 1988년에는 우베아 동굴 인질극 등으로 70여 명이 숨지면서 소요사태가 확산하자 프랑스 정부는 1988년 마티뇽 협정으로 자치권을 대폭 확대해줬다.
이어 1998년 프랑스 정부와 누벨칼레도니 자치정부는 누메아 협정을 체결, 추가 자치권 이양을 단행하고 2018년 말까지 독립찬반 주민투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누벨칼레도니는 국방·외교·통화정책·사법관할권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는 프랑스로부터 완전한 자치를 누리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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