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정복한 선조 영혼에 바치는 기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비잔틴제국을 상징하는 유적인 성소피아에서 터키 대통령이 이슬람 기도문을 암송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성소피아(터키어, 아야소피아)에서 열린 비엔날레 개회사를 꾸란의 첫 구절로 마무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에게 이 작품을 유산으로 물려준 모든 영혼, 특히 이스탄불의 정복자에게 이 기도를 바친다"고 헌사했다.
그는 "장엄하고 성스러운" 성소피아에서 연설하는 것이 "어렵고 감동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성소피아 바실리카(대성당)는 6세기에 비잔틴제국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에 의해 축성된 후 15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1천년간 동방정교회의 본산이었다.
'정복자' 술탄 메흐메드(메흐메드 2세)는 성소피아를 이슬람사원으로 개조했다.
터키 공화국을 세운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세속주의 국가관에 따라 1935년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이슬람 정당 '정의개발당'(AKP)이 집권한 후 성소피아를 사원으로 되돌리라는 보수 진영의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2012년부터 성소피아 미나렛(첨탑)에서 확성기를 통해 기도시간을 알리는 외침, 즉 아잔이 방송됐다.
2016년 '권능의 밤'(무함마드가 꾸란을 계시받은 날) 이튿날에는 85년만에 처음으로 성소피아 안에서 이슬람 성직자가 아잔을 낭송했고, 이 모습이 터키 종교청 주관으로 티브이(TV)에 생방송됐다.
터키 보수단체 회원들은 수시로 성소피아 외부에서 기도회를 열어 사원으로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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