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개막 후 7연패의 수렁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가 비뚤어진 팬심에 두 번 울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5-5로 맞선 9회 초 대거 5실점 하고 5-10으로 졌다.
롯데는 시즌 첫 만원 관중 앞에서도 개막 7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거듭된 연패로 쌓인 팬들의 분노가 있어서는 안 될 행동으로 표출됐다.
경기 후 사직구장 중앙광장에는 퇴근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여느 때처럼 많은 팬이 모여들었다.
이때 롯데의 주장 이대호가 등장했다.
한 팬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누군가 이대호를 향해 치킨이 담긴 박스를 던졌다.
등 쪽에 박스를 맞은 이대호는 잠시 날아온 쪽을 응시하다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당시 장면을 담은 영상이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이대호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6년 만에 '친정팀' 롯데에 복귀해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홈런, 100타점을 완성하며 팀을 5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로 이끌었다.
올 시즌 초반의 행보는 더디다. 이대호는 개막 후 7경기에서 타율 0.214(28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에 머물렀다.
연패의 책임을 팀의 4번 타자로서 제 몫을 못 해준 이대호에게 묻는 목소리가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호에게 오물을 투척한 행위가 용납될 순 없다.
이대호는 롯데 선수라는 사실에 큰 긍지를 갖고 있다. 롯데 팬들 역시 구도 부산에 자부심이 크다.
한 팬의 그릇된 행동이 롯데 선수단과 롯데 팬들에게 쉽게 아물지 않을 상처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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